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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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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왜 미웠다 예뻤다 할까? 남편은 아침밥 먹기 전까지는 기분이 룰루랄라였었다. 그런 남편이 밥숟가락 뜨면서 인상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래? 된장찌개가 이상해?" "............" "오늘 아침에 새로 끓인 건데, 왜 맛이 없어?" "............" "말해봐. 깍지도 잘 먹잖아" "..........." 드디어 남편의 꼬장꼬장한 성격이 또 나왔다. 밥숟가락 두어 번 뜨다 말다 하더니 갑자기 인상이 구겨진 채 말없이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현관문을 꽝~ 소리 나게 닫고는 출근을 해버렸다. "깍지야? 아빠가 왜 저러시니? 또 삐진 거야?" "나도 몰라요" 정말로 알 수가 없다. 속된 말로 '미쳐요!' 그대로다. 왜 남편이란 존재는 허구한 날 수시로 예뻤다, 미웠다 하는 ..
설거지 연습하고 결혼한 남자 "어머머? 아휴~! 아무리 남자라도 그렇치 이걸 설거지라고 해놓고 폼 잡는 거야? 여기 좀 봐. 닦아놓은 그릇에 세제 물이 줄줄 흘러내리잖아. 자긴 설거지 연습도 안 하고 결혼한 거야?" 옴마? 지집아야! 거시기 그게 먼말이여? 시방 니 주둥이로 내뱉은 말이 뭔 말이냐고 어메가 묻잖혀. 참말로 시상이 뒤집어진 거여? 즈그 냄편보고 설거지 연습도 허지 않고 결혼혔다니? 아무리 여자가 뻗대는 시상이라도 글치 시상 천지에다 대고 물어봐라. 냄자가 설거지 연습하고 갤혼한 남자가 어데 있느냐고? 지집아가 밀 같은 말을 혀야지 주댕이로 나오는 말이라고 혀서 지멋대로 쏟아붓는 거 아니라고 어메가 그토록 일렀구만. 시방 쩌어그 베란다에 나가 자존심 팍팍 죽이고 있능 느그 냄편, 깍지 애비가 니 눈에는 안 보여? 저러다..
부부의 '토닥토닥' 싸움은 사랑의 활력소다. 오매~ 김서방! 깍지에미랑 토닥토닥 싸웠다고라? 그려~, 그려 잘혔구만, 잘 싸웠어. 김서방도 그동안 가심쏙 껄적지근하게 쌓였든 찌끄레기도 이판에 깨끗하게 다 비워버릿다꼬? 흐미~! 참말로 잘 혔구만. 진작 그리혔어야지. 근디말이여. 깍지 에미는 머라혀? 빡빡 대들지 않어? 혹시나 대그빡 내밀며 뽀짝 달라들었다면 이판에 아예 싸악~ 갈라서 버리자구 혼구녕을 낼거시제. 머여? 그냥 둘이서 토닥토닥 싸웠다고? 고것이 참말이여? 그려~ 그려!, 우리 김서방이 참말로 잘혔구만. 역시 깍지에미보다 한 수 위구만 그려. 토닥! 토닥! 바로 부부가 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그저그 곪아터지는 곳에 바르는 만병통치약이란 거시지. 머리카락 쥐어 뜯고, 주먹 휘두르고 나, 디졌어! 하고 까무라치는 싸움은 부부인생 망치는 마..
가을 타는 아빠 ♬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차라리 햐얀 겨울에 떠나요~ ♬ 아빠가 즐겨 부르는 노래라서 나도 가사는 조금 알아요. 아빠는 요즘도 가끔 거실 창의 커튼을 활짝 열어 젖히고 창밖에 낙엽 떨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이 노래를 가만히 부르거든요. 아빠 노래를 옆에서 살짝 듣다 보면 괜히 나도 쓸쓸해지고 슬퍼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일요일. 나는 엄마, 아빠와 같이 동네 가까이 있는 호수 공원에 낙엽 구경을 갔습니다. "어머~ 세상에!" 온통 노란색으로만 칠해진 세상이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엄마, 아빠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깍지야! 우리 식구 모두 갑자기 노란 세상에 들어온 것 같지?" "와~! 정말 그래요" 나는 너무 놀랐습니다. 아빠 엄마..
여우 본성을 들어내는 아내 자기야! 있잖아~. 흙으로 빚어 구운 토기(土器)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바로 ‘옹기(甕器)’라고 하거든. 그런데 그 옹기의 값을 한번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물론 천태만상이지. 그러나 그중에도 겉모습이 그럴싸한 옹기는 꽤 비쌀 거라 생각하는데 정작 의외로 그 값은 비싸지 않아. 왜냐면 흔한 흙으로 빚었기 때문이지. 그러나 물소 뼈를 섞어서 만든 옹기는 달라. 이름하여 본차이나(bone china)라고 하는데 그 크기가 아주 작아도 흙으로 만든 토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이 비싸다고 하거든. 그래서 성경에서도 말했듯이 흙으로 만든 남자 인간과 남자의 갈비뼈로 만든 여자와는 그 값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다르다는 거야. 마치 물소 뼈로 만든 본차이나와 같이 여자는 남자보다 비싸다는 말이야. 호호호..
남편은 가끔 엉큼한데가 있다 나도 안다. 이 남자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르고 나한테 들킬까 봐 요따위 짓을 하는 거. 하여튼 남자들은 너나없이 엉큼스럽다니까. 알았어! 자기야! 모두 다 용서해 줄게 다 말해봐. 아~ 됐다니까! 그만 힘줘. 내 어깨 빠진단 말이야! 이그~ 정말 내가 못 살아. 얼레~! 지집아가 초장부터 여우짓허구 자빠졌네, 잉. 아~! 눈깔 희번떡 뜨지말구 서방이 이쁘다구 끼안아주면 그양 모른체하고 안길꺼시제 먼 잘낫다구 인상 칵칵 쓰고 지랄이여, 시방. 머니머니혀도 여편네는 지 냄편이 이쁘다고 할적엔 몬이기는체하구 몸땡이 매껴버리는 거시여. 머시여? 엄마가 나서서 챙견하지말라고? 깍지 애비가 저렇게 순진한 척 하는 건 연극이라고? 엄마는 뭘 몰라서 그런다고? 그려, 그라제~! 내도 알어. 허긴 냄편과 몸땡이 붙어 사..
'고부갈등' 치료제라는 약 “동태는 지느러미, 그리고 아가미와 내장을 떼어낸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손질해서 네 토막 정도로 잘라야 해. 그래서 냄비에 넣어 끓이다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소금 약간, 풋고추, 붉은 고추와 대파를 어슷어슷 썰어 넣어 끓여라. 그러다가 청주를 두어 스푼 따라 넣은 다음 다진 마늘에 생강 집어넣고… 아~ 고춧가루가 빠졌구나” “예, 어머님. 그리고 쑥갓도 같이 집어넣어야죠?” "그래, 그래. 맛을 좀 보면 칼칼하고 얼큰하고 시원할 거야. 깍지 아비가 아주 좋아하겠구나. 네가 생각해서 끓였다고 해라” “히히히… 알았어요. 어머님! 요즘 환절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엄마는 방배동 할머니의 전화를 끊더니 나에게 슬쩍 윙크합니다. 나는 그 윙크의 이유를 다 알거든요. 만날, 만날, 시골 외 할미에게 물어보던 ..
엄마, 나 이런 남자와 살아요 휴일 아침이다. 늦은 아침밥을 먹고 난 후의 일이다. 남편은 식탁 앞에서 곧바로 앞치마를 두르더니 빈 밥그릇과 찬 그릇을 모아 곧바로 싱크대의 개수대에 쏟아놓고 시키지도 않은 설거지를 손수 하고 있었다. 나는 의외라고 생각해 그런 남편 뒤에 다가가 살짝 물어봤다. "오늘 웬일이야? 이렇게 솔선해서 설거지를 하다니" "............" "왜 대답 없어? 화가 났어? 아님 뭐가 못마땅해 삐딱선을 탄 거야?" "............" 재차 물었지만 남편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답답했다. "혹시 말이야. 내가 당신을 손안에 꽉 쥐었다고 생각해?" "무슨 말씀이셔? 내가 자기 손안에 쥐었다니? 우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나 스스로 자기 손안에 쏙 들어간 거지 왜, 뭐가 잘못됐어?" 남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