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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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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같은 내 마누라야! 42. 마치 남같은 내 마누라야! 삼식이.1식 3찬, 삼시 세끼. 누가 꼬박꼬박 차려 달라고 졸랐나? 혼자 밥 먹는 내 모습 자체가 한심한 것 같아 된장에 풋고추만 찍어 먹더라도 마누라와 함께 나누어먹는 정(情)을 그려보고 싶어서 졸랐던 거야. 그런 내 심정을 알고는 있겠지? 남같이 무심한 내 마누라야!
삼식이의 겉과 속마음 41. 삼식이의 겉과 속마음   삼식이나의 과 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야, 인마! 너, 늙었잖아. 그냥 생긴 대로 살아" "웃기네!나는 아직 청춘이란 말이야" 오늘 아침도 눈을 뜨자마자 둘은 서로 앙칼지게 싸웠다.얘네들 때문에 정말 삼식이 나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
이 세상 최고의 남편은? 40.  이 세상 최고의 남편은?  당신에게 최고의 남편은? 어느 설문조사에서 6,70대 기혼여성들에게 물어보았답니다. 잘 생긴 남자도 아니고, 싹싹한 남자도 아니고, 힘 좋은 남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리 잘 하는 남자도 아니고, 집안일 잘 도와주는 남자는 더더욱 아니랍니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인기 남편은 은퇴하고 나서 집 지키지 않는 남자랍니다. 여보게! 삼식이들.어쩌다 우리들이 이런 말을 듣고 살아야 하는가?기가 딱딱 막히지 않은가?
마누라가 화장실에 불쑥 나타났다 39. 마누라가 화장실에 불쑥 나타났다  "치약 꽁무니부터 눌러쓰라고 했잖아요" "세숫물 거울에 튀기지 말라고 했잖아요" "대충 세수하지 말고 양쪽 귓등도 골고루 닦으라고 했잖아요" "유치원생도 아니고 일일이 말을 해야 알아들어요?" 오늘도 화장실에 불쑥 나타난 마누라가 던진 신경질적인 잔소리다. 아마 마누라는 내가 유치원생인 걸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시로 불쑥불쑥 나타나 짜증 난 목소리로 나를 나무란다.이일을 어찌할까?너무 창피하잖아.
자기야! 바깥에 딴 살림 차렸어? 38. 자기야! 바깥에 딴 살림 차렸어?   - 여보! 우리 말 사전에 삼식이를 뭐라고 했는지 알아? - 뭐라고 했는데? - 백수로써 집에 칩거하여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융통성 없는 사람이래. ㅋ 얄미운 마누라야! 내가 왕년에 잘 나갔던 시절 집에서는 한 끼도 안 먹었던 그때, 당신은 나를 보고 "바깥에 딴 살림 차렸어?"라고  바가지 박박 긁던 생각 안 나? 이제 이만큼 사느라고 고생했으니 삼시 세끼 아니라 다섯 끼라도 마음 놓고 먹으라고 한마디 해주면 '고마운 마누라'라고 매일매일 업고 다닐 텐데 말이야. 당신 내 말 들어? 안 들어? 마누라 오늘도 어디로 갔는지 바람처럼 사라졌다. 어휴~~!
한숨나오는 부부의 인심 37. 한숨나오는 부부의 인심 기어 1단 놓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 액셀러레이터를 살며시 밟아. 자! 이제 서서히 출발하는 거야. 그리고 바로 2단, 다시 3단.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 4단 놓고, 양쪽 사이드미러, 실내 백미러 살피면서…… 50여 년 전. 기어있는 차로나에게 고분고분하게 운전연습을 받았던 그 마누라가 오늘 나를 보고  눈을 휘 번득거리며 좀생이 같은 잔소리 그만하고 뒷좌석으로 가 앉으란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어쩜 그리도 딱 맞아떨어지는지, 그러나 저러나,나는 이제 운전면허증도 반납한 처량한 신세다. 에이구, 모지리야! 쯧쯧!
삼식이 자격증 36.  삼식이 자격증 #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일어난다. # 자고 난 침대의 이불을 정리한다. # 밥 짓기, 설거지는 필수. # 라면, 달걀 프라이 말고 할 수 있는 요리가 몇 가지 더 있다. # 집 안 청소하기, 화분에 물 주기, 세탁기 돌리기, 빨래 널고 개기, # 쓰레기 분리수거 날 잊지 않고 갖다 버린다. # 동네 세탁소, 쌀, 고기 값 시세 알기. 이것뿐인 줄 알아? # 마누라 오늘의 기상도 체크하기, # 빈정대는 말투에 묵묵히 참기, # 마누라 외출할 때 어디 가느냐고 묻지 않기,# 24시간 긴장하기. 내 입에서 줄줄 잘도 나온다.어때?나라는 녀석삼식이 자격증 딸만 하지?
치매 초입에 들어섰다 35. 치매 초입에 들어섰다                                 몇 년 전 나의 블로그에詩人 이생진 님의 글을 일러스트로 옮긴 적이 있었다. 어쩐 일인지 나는 요즘 수시로 이 일러스트를 꺼내어 한참을 들여다보곤 한다.바로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다.다시 말해서 내가 치매 초입에 들어선 것 같다는 이야기다. 85세.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나의 손님인가?내가 치매 초입???훗후후후후후...그러나 이게 웃을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