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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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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세월이 야속하다 A4용지 꺼내놓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 요것밖에 그리 지를 못했다. 그것마저도 그리다, 지우고 그리다 지우고 그랬다가 확 구겨서 휴지통으로 던지고, 또 던지고... 몇 밤만 자면 다가오는 새해 첫날부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아 마음만 콩닥콩닥 서두를 뿐이다. 이렇게 미지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꿈깨라! 녀석아!" 달리는 세월이 꽥~ 소리를 지르며 내 몸을 실어주지 않는다. 하긴 내 나이가 몇인데 투정인가 싶다. 그만 접고 말까?
은행잎들에게 묻는다 운동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그사이 노란 은행잎들이 보도위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얘들아! 이걸 어째?" "괜찮아요. 우리를 밟고 지나가세요. 바스락! 바스락! 재미있잖아요"
꼰대 남편도 양심은 있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꼰대 남편도 양심은 있다 - 참으로 잘난 어느 8학년의 입담입니다. 이 친구 말이 맞습니까? 대답 좀 해보세요. *^^*
내 그림이 실린 책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내 그림이 실린 책 - 실로 오랜만에 그린 일러스트다. 300여 페이지에 무려 150여 컷이 실렸다. 지난달 초가을에 발행되었다. 아직 살아 있음을 온몸에 전율처럼 느꼈다.
소년에게서 꾸지람을 듣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소년에게서 꾸지람을 듣다 - 요즘, 여느 때와 달리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절망의 문턱까지 넘나들곤 한다. 계절이 바뀌는 시절 때문일까? 그럴 때마다 내방 벽에 걸려있는 해맑은 '소년'은 나를 향해 살짝 꾸짖는다. "바보세요? 왜 절망 속 구덩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세요" 부끄럽다. 정말 부끄럽다.
마누라가 사준다잖아!!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가 사준다잖아! - "마누라가 사준다고 할 때 눈 질끈 감고 그냥 입어요" "나는 괜찮아.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또 새 옷을 사? " " 또, 또 그놈의 세월 타령은... 날씨가 찬데 지금 입을 변변한 외투가 없잖아" 마누라는 수영복이 낡아 새로 한 벌 산다고 백화점 스포츠웨어에 들렀다가 어느 유명 메이커 패딩 매장 앞에서 내 등을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곧바로 신상 패딩 한 벌을 꺼내 입어보라고 채근을 한다. 나는 얼른 가격표를 훔쳐봤다. "싫어, 싫다니까! 몇 년 전에 산 패딩도 있는데 웬걸 또 산다고 그래" "아휴~! 창피하게 왜 또 고집을 부려!" 옆에 서있는 여종업원도 덩달아 부채질을 한다. "어머~! 잘 어울리시네요. 사모님이 사주신다고 하시잖아요. 호..
가을을 만끽하자 "어휴~ 8학년이랍니다!" - 가을을 만끽하자 - 또 하나의 가을이 내 발밑에 우수수 떨어진다. 이제 나에게 남은 가을은 몇 개나 될까? 하나? 둘? 셋? "인마! 8학년! 뭘 그따위 걸 생각하니? 그냥 이 가을을 만끽하며 즐기는 거야" 빨간 단풍 하나가 야유를 내뱉고 유유히 도망간다.
두부 한 모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두부 한 모 - 까만 비닐 주머니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따끈따끈한 두부가 들어 있습니다. 두부가 무지하게 큽니다. 가로 17센티, 세로 13센티 두께 10센티. 이른 아침인데도 이 두부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냐고요? 단 돈 2천 원입니다. 마누라의 명령으로 이른 아침 이웃 재래시장에서 두부 한모를 사 가지고 '달랑달랑' 흔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말 잘 듣는 8학년 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