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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부부의 '토닥토닥' 싸움은 사랑의 활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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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 김서방!
깍지에미랑 토닥토닥 싸웠다고라?
그려~, 그려 잘혔구만, 잘 싸웠어.
김서방도 그동안 가심쏙 껄적지근하게 쌓였든 찌끄레기도 
이판에 깨끗하게 다 비워버릿다꼬?
흐미~! 참말로 잘 혔구만. 진작 그리혔어야지.

근디말이여. 깍지 에미는 머라혀? 빡빡 대들지 않어?
혹시나 대그빡 내밀며 뽀짝 달라들었다면
이판에 아예 싸악~ 갈라서 버리자구 혼구녕을 낼거시제.

머여? 그냥 둘이서 토닥토닥 싸웠다고? 
고것이 참말이여?
그려~ 그려!, 우리 김서방이 참말로 잘혔구만.
역시 깍지에미보다 한 수 위구만 그려.

토닥! 토닥!
바로 부부가 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그저그 곪아터지는 곳에 바르는 만병통치약이란 거시지.
머리카락 쥐어 뜯고, 주먹 휘두르고 
나, 디졌어! 하고 까무라치는 싸움은
부부인생 망치는 마지막 쥐약이여.
사랑싸움은 은제나 '토닥토닥'뿐이랑께.

깍지 애비 김서방!
내 말 한번 들어보소.
부부가 평생을 싸움 한 번 읎이 인생길을 살아간다는 거슨
알고보면 서로의 가심쏙이 곪아 문들어진다는 말이나 진배 읎당께.
뜨거운 피를 가지고 있능 인간들 가심팍쏙엔 
은제나 사랑만이 옴팍하게 들어 있는 건 아니여.
때로는 미움도 쪼까 들어 있는거시여.
그려서 가끔 부부가 쌈박질 할 적마다 
그 미움을 바로바로 가슴팍 밖으로 쫓아내야 하능겨.
아니고, 기양 나, 모르겄다하고 냅둬 버리믕
은젠가는 곪아터지면서 큰병이 생겨 
낸중엔 결국 인생 파탄 나 버리고 만당께.

그려서 요즘의 영리한 부부들은 살아가면서
서로 '토닥토닥' 싸운다고 허드라고.
고것이 바로 그동안 참았던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날려버리는 거시라고 하드라고.
근디 깍지에미 지집아는 철도 읎시 
지복을 걷어차려고 냄편에게 빡빡 대들었는가 보그만.

은젠가 TV에서 봤능디 말이여.
머리가 허연 백발의 점잖은 노부부가 나와 
자그네들은 평생 부부싸움 한번도 안했다꼬 자랑해쌋는디
그 양반들, 참말로 그 싸움 안하려고 
가심쏙이 을매나 문들어졌겄나 몰라.

시방 말이여. 
이 장모가 울사우헌티 하는 말이 영 틀린거슨 아니쟤? 그라제 잉?
나가, 많이 배우진 못혔어도 
나이 먹어봉께 부부가 어뜻케 살아야한다는 것은 쬐까 알겠구만.
바로 늦게 철이 든 거시제.
김서방!
'토닥토닥' 부부싸움은 갠찬혀.
글타고 맨날 '토닥토닥'은 허지 말어. 
내 말이 먼 말인지 알긋제? ㅋㅋㅋ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28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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