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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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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년넘들 시상에 있는 남정네들 모다 그 놈이 그 놈이여! 내 맘에 꼭 드는 남정네 눈 씻고 찾아보랑께. 갠한 헛소리, 씨잘대기 읎는 욕심 부리지 말어. 부부는 서로 감사한 맴으로 살아야 혀. 고곳이 참 인생인 겨. 알긋냐? 썩을 년넘들아! 시골에 혼자 살고 있는 어머니가 갑자기 서울 사는 아들집에 올라왔습니다. '어머! 어머님, 연락도 없이 웬일이세요?" 며느리가 당황해서 물었습니다. "손자 녀석이 눈에 어른거려 얼굴 한 번 보러 왔다" 시어머니의 말씀은 진심이었습니다. "미리 전화 주셨으면 저희가 내려갔지요 어머님. 며칠 계실거지요? 반찬 준비 때문에..." "걱정마라, 너희들 불편해하기 전에 내려가마" 옆에 있던 아들 녀석이 끼어들었습니다. "어휴~ 엄마도, 오늘 저녁차로 바로 내려가시게요? 더 계시잖구요" ..
남편은 미완성 조립품 남편은 미완성 조립품 상태로 나에게 왔다. 그런 남편을 하루하루 조금씩 조립해보지만 앞으로도 10년, 20년... 언제 완성될지도 모른다. 세상 남자들 모두 똑같다고 해서 물릴 수도 없다. - 썩을년넘들, 강춘 글 그림-
사랑+커피 사랑은 커피와도 같다. 처음 몇 입은 너무 뜨겁고 아주 잠깐 적당한 듯싶다가도 이내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잔모르-
kbs-tv 힛트 드라마 '여로'의 타이틀 문득 50년 전의 스크랩북을 먼지를 툴툴 털어내고 한 장씩 넘겨본다. '여로'의 타이틀 스케너가 불쑥 튀어나온다. KBS-TV 드라마 '여로' 이남섭 극본 연출 남산 kbs-tv시절 어느 날이었다. 故 이남섭 pd가 미술실 문을 열고 빙긋 웃으며 내 책상 앞으로 다가온다. "강형! 이번 작품은 강형이 타이틀을 맡아서 써 줘야겠어요" 그래서 태어난 연속극 타이틀 '여로'였다. 당시는 흑백시절이라 회색 마닐라 보드지에 Negative(뒤집어)로 그려야했기에 주인공 태현실씨의 얼굴 그리기가 그리 수월치 않았다. 더구나 '여로'의 로고체는 몇십 장의 몇십 장의 스케치 끝에 이 pd가 OK 한 것이었다. 한 회 두 회가 방영되면서 역대 드라마 사상 최고의 히트작이 될 줄은 이감독도 나도 아무도 몰랐다. '여로'라..
'三國志' 한 권으로 독파한다 '三國志' 한 권으로 열 권을 독파한다! 어떤가? 솔깃하지 않은가? 바쁜 현대사회에 '三國志' 그 많은 10권을 어느 시간에 독파할 수 있는가. 2000년 3월의 어느 날. "한 권으로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나는 해누리 출판사 유주 간으로부터 한 권으로 축약된 삼국지 원고를 넘겨받았다. 그 시간부터 디자이너들과 함께 머리에 수건을 싸매고 축약된 한권을 마치 열 권처럼 신들리게 제작을 끝냈다. 2000년 1월의 이야기였다.
손자놈, 미운놈 애플 컴퓨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떴다고 한 그날. 신문에 난 그의 사진을 보고 그냥 별생각 없이 펜에 먹물을 찍어 켄트지에 죽죽 그어 나갔을 뿐이었다. 한 10여분쯤이나 걸렸을까? 내 옆에서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던 초등학생 손자 녀석이 문득 "할아버지! 그 그림 저 주세요"라고 했다. 손자가 달라는데 뭔들 못주겠는가. 다음날 표구해서 선 듯 주었더니 자기 집, 자기 방에 턱 걸어 놓았다. 그게 벌써 11년 전 2011년 10월이다. 세월 참 쏜살같다.
지루한 그림 그리기 수천 개의 꽃잎들, 그리고 남자, 여자들. 꼬박 3일을 그렸다. 꽃잎들이 작아 눈이 아팠다. 괜히 시작했다. 후회했다. 불과 A3의 사이즈의 켄트지에 내 인내심을 테스트했다. 드디어 마지막 꽃잎을 그리고나서 펜을 내던졌다. 다음 순간, 늘어진 내 몸을 일으켜 세움과 동시에 찬란한 환희의 물결이 내몸을 확 덮쳐왔다.
소년의 모습 '소년'을 단숨에 그렸다. 조금은 어색한 모양이 그려질 줄 알았다. 가느다란 먹선도 표현된 색깔도 얼굴의 표정도 그리고 나서 보니 흡족했다. '그래, 뭐 꼭 사실주의를 고집할 필요가 뭐 있나?' 나는 내 작업 컴퓨터 화면에서 '소년'을 스르르 뽑아내어 벽에 걸어놓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어느새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