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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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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누라가 무서울까?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왜 마누라가 무서울까? - 한 노인에게 물었다. "90세 이후까지도 부인에게 다정히 darling! honey! lover!라고 부르시는데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노인 왈, "마누라 이름을 10년 전에 까먹었는데 무서워서 물어보질 못했어..." 시중에 떠도는 유머를 듣고 웃고 말았다. 그러나 이게 웃을 일인가? 오늘 아침에 나도 마누라 앞에 다가서서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다. 분명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왜 마누라 앞에서만 서면 남자들은 지레 겁을 먹을까? 마누라의 사나운 눈초리에 기가 꺽여서? 어휴~ 이 식은땀을 어떻게 해?
'백수'와 '삼식이'구별법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백수 & 삼식이 - 백수? 실직상태의 인간. 땡전 한 푼 벌지 못한다. 그러면서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허우대 하나로 밖에서 똥폼만 잡는다. 삼식이? 직장 은퇴한 퇴물인간. 집 밖에는 얼씬도 안 하고 줄 창 집안에서만 마누라한테 수시로 쥐어 받으며 쪼잔스럽게 삼시 세끼 밥만 찾아 먹는 ‘한심한 인간'. 나는 어느 쪽일까? 백수인가? 삼식이인가? 얌마! 뭘 물어보니? 양쪽 날개 다 달고서! ㅋㅋㅋ
웬수 덩어리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웬수 덩어리 - "집에 두고 오면 근심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 덩어리. 혼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마누라가 뒤돌아 앉아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토하고 있다. "그래 맞아. 내가 어쩌다 요 모양 요 꼴이 되었을까? 기가 탁탁 막혀, 정말!" 나도 마누라 따라 긴긴 한숨을 푹푹 내리쉰다.
마누라의 외출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의 외출 - - 누구 만나러 나가? - 몇 시에 들어와? - 내 저녁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묻는 바보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눌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내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마눌님!" 이렇게 말하면서 찌그러진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하기로 했다. 나는 참 영리한 삼식이, 백수다.
마누라도 8학년 때문에 지쳐간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도 8학년 남편 때문에 지쳐간다 -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처리하는 8학년인 나를 아예 제쳐놓고 마누라는 깔끔한 성격 그대로 매주 토요일이면 집안을 몽땅 뒤집어 놓으며 혼자서 대청소를 한다. 그런 마누라도 오늘은 지쳤는지 청소를 하다가 조그마한 몸뚱이를 거실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 길게 길게 누웠다. 강철 같기만 했던 마누라도 세월이란 넘한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요즘따라 하나 둘 주름진 얼굴과 늘어나는 흰머리카락때문이지 자꾸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마누라에게 누구 말대로 '힘들지?' '미안해' '고마워'라는 남편의 아부성말 한마디에 세상을 들었다 내려 놓을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 받는다고 하던데 그 말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나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녀석..
마누라가 나를 사랑하나 봐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눌님이 나를 사랑하나 봐 - 아파트 산책길. 반환점을 막 도는데 "따르르륵!"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마눌님이다. “집에 들어올 때 목이버섯 한 팩만 사 와!” “목이버섯? 그게 뭔데?” “그냥 마트에서 목이버섯 달라고 하면 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사가지고 오라는 마눌님의 명령이다. 잠깐 선채로 목이버섯을 검색해 봤다. 오우! 웬일이야? 며칠 전부터 잡채타령을 했더니 그게 먹혀들어 갔나 보다. 마트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지지? 그래도 마누라가 이 삼식이가 밉지 않았나 봐. 좋아하나 봐. 아니, 사랑하나 봐. ㅋㅋㅋ... 자존심마저 1도 없는 여기 백수는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어휴~!
나, 이뽀? "어휴~ 8학년이랍니다!" “나, 이뽀?” “나, 늙었지?” 젊으면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세상의 마누라들은 남편을 향해 느닷없이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죄 없는 불쌍한 남편들은 속된 말로 미친다. 양심상 거짓말을 못해 꾸물대고 있으면 마누라들은 즉시 반격으로 들이닥친다. “왜 말 못 해? 정말 한물갔다 이거지? 몰라! 몰라! 모두 잘난 당신 때문에 요 모양 요 꼴이란 말이야” 젊으나, 늙으나 마누라들은 한결같이 고양이 눈으로 흘기고 입을 삐죽이는 것은 너나없이 똑같다. 남편들은 억울하다. 매번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가슴속 '배알'이 참다못해 내 등짝을 한대 갈기며 코치해 준다. “그래, 아직도 이쁘다 이뻐! 그 이쁜 게 어디로 도망갈 리가 있어?” 겉으로 험악한 인상을 그리며 쏘아..
오늘 하루 또 뭐하지?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오늘 하루 또 뭐 하지? - 눈을 떴다. 창밖으로 어렴풋이 흩어져가는 어둠이 보이면서 '두두둑...' 소리가 들린다. 굵은 빗소리다. 장마가 시작되려나... 오늘하루 또 뭐 하지? 멀뚱멀뚱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남자란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나가야 돼!" 인상 팍팍 긁는 마누라의 얼굴이 이불속 파묻힌 동공에 갑자기 들이닥친다. 화들짝 놀라 이불을 머리 위까지 끌어올렸다. 그 새 허약해졌나? 웬 식은땀이 한바가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