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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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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인생이란... "어휴~ 8학년이랍니다!" 찌질이 1. "인마! 늙으면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 마누라에게 밥 줘! 물 줘!라고 호령할 위치가 아니라는 거 빨리 알아채야 하거든" 찌질이 2. "그나마 마누라 옆에 붙어 있으려면 음식이 짜네! 싱겁네! 투정도 금물이지" 찌질이 3. "국이나 찌개 국물을 먹을 때 밥상에 흘리지 마. 마누라가 짜증 나면 마른반찬만 줄 수도 있으니까" 찌질이 4. "설거지 누가 하느냐고? 그야 당연히 내 차지지. 평생을 마누라가 손에 물 담가 왔잖아" 오늘도 우리 찌질이들은 변함없이 마포 공덕시장 순댓국집에 모였다. 소주잔들이 몇 순배 돌아가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찌질이 본연의 목청들을 하나씩 토해내기 시작한다. 마누라 앞에서 쩔쩔매는 자신들의 신세 한탄들이다. 인생 8학년이 되고 ..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여기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여자를 소개한다. 평생 손에 물 안묻혀 살게하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한 나의 여자다. 현재 그녀의 이름은 '아내'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닌 '마눌님'이다. 내 어찌 감히 백수, 삼식이주제에 '아내', '마누라'로 낮춰 이름을 부를 수 있겠는가? 결혼 첫해엔 '순실'씨 라고 부르다가 첫 아이 낳고는 '지수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백수가 된 후에는 철없이 '마누라'라고 불렀다. 내몸의 간덩이가 겁도 없이 쇳덩이처럼 굳어 졌을 때였다. 그 얼마 뒤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부처처럼 허울 좋은 내 처지를 스스로 깨달았다. 이때부터 '마누라'를 '마눌님'으로 존칭해서 부르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비위가 조금 상했지만 ..
내가 나를 말한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나, 법적 연령 83세. 외모 연령 75세. 신체 연령 70세. 마눌님이 보는 내 정신연령 12세. 나 자신이 생각하는 정신연령 52세. 내가 다시 꿈꾸는 정신연령 64세. ........ 온통 헷갈리는 남자 하나, 아직도 세상에 땅 밟고 있다. 이름은 삼시 세끼 삼식이, 또는 백수, 환쟁이. 그리고 현실을 망각하고 매일밤 새파란 청년의 꿈을 꾸는 정신 이상자다. 에고~ 에고~! 자신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뭐, 허긴 세상 사는 게 어떻게 네 뜻대로만 되겠니. 이 모든게 다 네 운명인걸... 고집 따위는 팽개치고 제발 정신 차려라! 인생 말년에 사고 치지 말고 너의 세상 끝나는 날까지 부디 잘해라. 그리고 평생을 궂은일 마다하고 너와 같이 이 자리까지 함께 걸어온 네 마눌..
마누라의 외출 "누구 만나러 나가?" "집엔 언제 들어오는데?" "내 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누라에게 물어봤자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누라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말이다. "내 걱정일랑은 하지 말고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사모님" 이렇게 말하면서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해야 한다. 백수, 삼식이 노릇 수삼년에 얻은 나만의 노하우다. 비쌀 이유도 없다. 노하우 공짜로 줄 테니 원하는 사람들 다들 가져라.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마누라의 웃음 마누라님이 웃었습니다. 마누라가 웃은 게 뭐 그리 신기한 일이냐고 하겠지만 나한테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었습니다. 내가 백수 되고도 한참을 그늘진 얼굴만 보았는데 오늘 어쩌다 본 마누라의 저 환한 웃음은 나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했습니다. 새까맣게만 물 들은 내 마음속에 이리저리 엉켜있었던 그 많은 수심이 신기하게도 한꺼번에 시원하게 풀어졌습니다. "그래그래, 당신은 웃어야 예쁘다니까. 그 예쁜 얼굴을 왜 허구한 날 찡그리고 살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마누라가 귀담아 들었는가 봅니다. 웃던 얼굴을 살짝 돌리더니 입을 삐죽이며 눈을 흘깁니다. 아~!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이놈의 삼식이는 영 밉지 않은가 봅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마누라바보'입니다.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
마누라가 아닌 '마눌님'이다. 국어사전에서 '마누라'는 '중년이 넘는 아내를 남편이 허물없이 부르는 말, 속되게 부르는 말'이란다. 기겁을 했다. 그러지 않아도 해가 갈수록 아내가 호랑이처럼 무서워져 가는 마당에 삼식이 주제인 내가 감히 '마누라'라고 부르고 있었으니 간덩이가 부어도 한참 부었었다. 그래서 '마눌님'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마눌님은 '왕비'를 뜻한다고도 했다. 안성맞춤인 단어다. 이웃들은 그런 나를 향해 '얼간이' '바보' 등 저열한 이름으로 빈정대겠지만 나는 그 말에 항거한다. "쯧쯧! 당신들도 나만큼 나이 먹어봐라. '마눌님'소리가 절로 나올 테니까"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오늘부터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남편의 군소리 "군소리 말고 따라오라니까!" 앞서가는 마누라가 인상을 쓰며 앙칼지게 한마디 날린다. ".................." 왜 끽소리 한마디 못하냐고요? 나이 먹어보세요. 나도 산전수전 다 겪어본 놈입니다. 이럴 땐 구시렁구시렁 대꾸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는 다니깐요. 어휴~~~ 웃지 마세요. 당신도 나만큼 나이 먹어보세요.
부부싸움과 3분 마누라가 화가 나서 소나기처럼 야단을 퍼부어도 3분만 미소 짓고 들어주자. 그녀가 저녁엔 넉넉한 웃음으로 한잔 술을 부어줄지도 모른다. 제 친구 중에 한 녀석이 카톡을 통해 보내온 글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래, 그래. 불같은 성격의 나도 애써 3분만 미소 짓자! 저는 급 반성을 했습니다. 부부싸움이란 조곤조곤 말하면서 하는 싸움은 없습니다. 어느 한쪽에서 큰소리를 치면 상대 쪽에서 참지를 못하고 되받아치면서부터 전쟁은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러지 말아야지! 정말 그러지 말아야지!!! 마누라랑 한바탕 전투하고 나서 하는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오지만 이상스레 그놈의 불같은 습성은 나이 먹어도 죽지 않습니다. 시쳇말로 ‘힘’도 참 좋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힘은 예전만 하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