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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내 차지
집안의 모든 쓰레기 버리기는 내 차지다.
그중에서도 음식 쓰레기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슬금슬금 늙은 남자 내 몫으로 되었다.
뭐, 하긴 이제 와서
그것으로 짜증 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마누라 하고 둘이만 사는 집안에
너 일, 내일 따지고 드는 것도 우스운 일이잖은 가.
그래서 그런지 나의 불만은 없다.
오히려 집안 구석에서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것보다는
내가 할 일이 하나 더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이다.
어쩌다 가끔은 늙은 내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냄새 꿀꿀한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있는 까만 비닐 주머니를 들고
마당의 음식 쓰레기통으로 달려가 뚜껑을 열고
훌훌 털어버릴 때는 나도 모르게 곁눈질로 주위를 쓰윽 살피기도 한다.
혹시나 이웃 아낙네들이 볼 까봐서이다.
아마도 가끔은 이 노릇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보다.
초라한 인간, 내가 말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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