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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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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이 훌쩍 넘은 마누라의 버킷리스트 1위는? 칠순이 훌쩍 넘은 이 여자. 내 마누라다. 인생 말년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처지가 에서 으로 뛰어올랐다고 말끝마다 꼬장 한 폼을 잡으며 으스대는 여자다. 사실은 우리 부부 사이에 과 은 애초부터 없었는데도 굳이 자기는 평생을 로 살아왔다고 억지를 부리며 남편인 나에게 눈을 흘기는 여자다. 각설하고, 내 마누라, 이 여자는 평생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에 맞게 아직도 새파랗게 젊은 여자아이들의 캐주얼웨어를 즐겨 입는다. 스키니진, 또는 미니스커트, 빈티지 청바지, 치렁치렁한 갈색 머리, 컬러풀한 구두 등등 도무지 몸 전체 어느 한 군데라도 칠순 훌쩍 넘는 할머니의 자태를 찾아볼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해도 퍽이나 신기한 여자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 저녁밥상에서 흘낏 쳐다본 마누라의 얼굴에선 여기저기 굵고 가..
간덩이 부은 친구녀석 인생 황혼 열차를 타고 있는 나에게 며칠 전 친구 한 녀석이 카톡으로 보내온 글이다. 마누라 앞에서는 1) 음식이 짜네, 싱겁네! 잔소리하지 마라. 2) 국이나 찌개 국물을 식탁에 흘리지 마라. 3) 가급적 세 끼를 두 끼로 줄이도록 노력해라. 4) 수염을 자주 깎아라. 5) 화장실 변기 앞에 서서 소변보지 마라. 6) 있는 듯, 없는 듯 죽은 듯이 살아라. 7) 아직까지 마누라랑 한방에서 자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나는 이 친구에게 즉시 답장 카톡을 보냈다. 친구야! 이제서야 이런 글을 보내다니? 나는 벌써부터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단다. 쯧쯧쯧...!
범인은 삼식이! 여보야! 왜 도깨비 뿔을 달았어? 무섭단 말이야! 신혼 때 자기는 천사같이 예뻤잖아? 그런데 왜 악마처럼 변했어? 도대체 누가 그렇게 만든 거야? 몰라서 묻냐고? 왜 오리발 내미냐고? 내가? 내가? 내가? --------------- 암흑 같았던 암병동에서 퇴원하고 두 달 만인 오늘, 처음으로 그린 일러스트다. 펜을 쥔 손이 사시나무 떨듯 해서 몇 번을 다시 고쳐 겨우 그렸다. 결국 이대로 굳어질 것인가? ㅠ.ㅠ;
머시여? 애비가 바람 핀다고? 에미야! 먼 샛똥빠진 소릴허고 있능겨. 그렁께 애비가 시방 바람을 핀다는 거시여? 아이구야! 나가 남사시러워 니 얼굴을 으찌 볼거나. 도대체 언 년이여? 그 년이! 지집아 나짝이 쪼까 반반한가 보네잉. 멀끄뎅이 확 잡아가꼬 다 뽑아버리도 시언치않을 년이구만 그러네. 그나저나 니 냄편 이 써글 넘을 기양 나뒀냐? 귀빵맹이를 확 볼라불제. 참말로 무둥산 호랭이는 머하고 자빠졌당가? 저 작것을 안 씹어가고. 나는 니보고 가슴쏙 문들어지게 참으라고는 안 헌다. 어쩔거시여? 당장 갈라서뻔져. 마누라 새끼덜 몰라뻐니지는 넘들은 칵 디지도 싸당께.
간덩이 부은 친구녀석 인생 황혼 열차를 타고 있는 나에게 며칠 전 친구 한 녀석이 카톡으로 보내온 글이다. 마누라 앞에서는 1) 음식이 짜네, 싱겁네! 잔소리하지 마라. 2) 국이나 찌개 국물을 식탁에 흘리지 마라. 3) 가급적 세 끼를 두 끼로 줄이도록 노력해라. 4) 수염을 자주 깎아라. 5) 화장실 변기앞에 서서 소변보지 마라. 6) 있는 듯, 없는 듯 죽은 듯이 살아라. 7) 아직까지 마누라랑 한방에서 자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친구야! 이 모두 네 운명이라 생각해라. ㅋㅋ 나는 이 친구에게 즉시 답장 카톡을 보냈다. 그래, 친구야! 고맙다. 그런데 너는 인제야 이런 수칙을 지키고 있나 보구나.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마누라 앞에서 찍소리 없이 고분고분하게 실천하고 있단다. ㅋㅋ
남편의 한숨 소리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 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 덩어리. 혼자 내보내면 걱정 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마누라가 뒤돌아 앉아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토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 맞아. 내가 어쩌다 요 모양 요 꼴의 신세가 되었을까? 생각할수록 기가 탁탁 막힌다. 젠장! 나도 마누라따라 한숨을 푹푹 내려 쉰다.
수염난 노숙자 여고 동창모임에 간다며 현관문 열고 나가려던 마누라가 문을 열다 말고 휙~ 뒤돌아섰다. 그러고는 거실에 어정쩡 서 있는 나를 향해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그 큰 입으로 한참을 씰룩거린다. "아무리 집안 구석에 빈둥거리는 신세더라도 수염은 좀 깍지 그래. 꼭 역전에 누워있는 노숙자 같잖아..." "................" 옛날 같았으면 버럭 화를 낼만한데 오늘도 나는 여느 날과 같이 마누라의 얼굴을 멍하니 초점 없이 쳐다만 본다. 이윽고 마누라가 나간 후에 나는 어슬렁어슬렁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거울 속 남자를 훔쳐본다. 거울 속엔 정말로 수염이 덕지덕지 솟아있는 노숙자 한 녀석이 맹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짜샤~! 왜 이렇게 사니?"
마누라의 한숨 집에 두고 오면 근심 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 덩어리. 혼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마누라가 뒤돌아서서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래 마누라 말이 맞아. 내가 어쩌다 요 모양 요 꼴이 되었을까? 기가 탁탁 막힌다, 정말. 나도 마누라 따라 한숨을 푹푹 내려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