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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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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출장가고 없으면 반찬도 줄어요? - 왜 그러니? 깍지야, 밥 먹기 싫어? - 엄마. 반찬이 이게 다예요? - 네가 잘 먹는 단무지, 햄 있잖아 - 엄마는 뭘 먹어요? - 난, 그냥 김치 하나면 돼. 왜 반찬 더 만들어줄까? - 아니, 됐어요. 엄마. 오늘 아침 식탁엔 갑자기 반찬이 확 줄었어요. 아빠가 안 계셔서 그런 가봐요. 아빠는 어제 지방 출장을 떠나셨거든요.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 고등어구이, 달래무침도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계란찜도 없습니다. 엄마는 그냥 밥에다 물 말아서 국처럼 훌훌 마셨습니다. 그냥 대충 먹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는 아빠가 계시지 않으니까 반찬도 하기 싫어졌나 봐요. 엄마! 너무 했어요. 엄마하고 나하고는 사람도 아닌가요? 나는 엄마가 들리지 않게 혼자 속으로 가만히 말했습니다. 에구~ 에미..
친할미와 외할미, 친하게 지내면 안 돼요? - 친할미는 아빠의 엄마. 외 할미는 엄마의 엄마래요. 그럼 모두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런데도 친할미와 외할미는 왜 자주 만나지 않아요? 내 생각으론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작은 삼촌 결혼식장에서 두 할미가 한 번 만난 것 말고는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 같은 것 같아요. 어른들은 참 이상해요. 나는 친 할미도 좋고 외 할미도 참 좋거든요. 그런데도 가끔 나한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한다니까요. "깍지야! 넌 친할미가 좋니? 외 할미가 좋니?" 내가 어느 할미가 더 좋다고 말할 줄 알았나 봐요. 이젠 친할미 외할미 서로 자주 만나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빠 여름휴가 때도 두 할미가 우리와 같이 가셨으면 좋겠어요. 아~참! 두 할미가 친해지면 엄마 아빠도 더 친해질 수 있잖아요. 내 말이 맞죠?-..
영감탱이와 마누라 80 초반의 영감탱이와 70 중반의 마누라가 용감하게도 카메라 앞에 섰다.ㅋ 우리들 등뒤로 보이는 곳이 실미도(實尾島)다.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1971년 8월 인천 중구 실미도에 있던 북파부대원들이 정부의 사살 명령을 이행하려는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해 서울로 향하던 중 자폭한 사건을 말한다. 보기만해도 으스스한 섬이다. 그 섬이 바로 코앞에 있다니... 당시 자폭한 공작원 24명의 비운(悲運)이 안타깝기만하다. mbc 드라마 촬영감독인 막내 처남이 대뜸 아파트 마당에 차를 대더니 인천공항 근처 무의도에 '바닷속 칼국수'가 별미니 맛보러 가자고 한다. 그래서 내방 책상 앞에서 다음 주 중앙일보 연재물인 '깍지 외할미'로 끙끙 앓고 있던 나는 얼씨구나~! 하면서 단박에 처남 차에 올랐다. 백수생..
어젯 밤에 남편과 싸웠거든요. 그랬더니... - 어젯밤에 남편이랑 싸웠거든요. 너무 화가 나서 '이집에서 니꺼 챙겨서 나가' 라고 꽥 소리질렀더니 글쎄, 나를 번쩍 들어 업고는 현관문밖으로 나가더라구요. 내가 지꺼라면서요 - 훗후후후... 오매~! 너는 내껀게 업고 나간다고 참말로 그랬단 말이여? 그라제, 맞어! 그러고봉께 울 사우말이 명언이여! 명언! 어짜끄나, 내가 울 사우 땜시롱 웃음보가 터져 못살겄어. 남편감으론 백점 만점이랑께. 내 딸 깍지어메야! 니는 느그 서방헌틴 절대로 몬이긴당께. 깍지 애비가 생각하는 게 너보다 한수가 아니라 백수 위여. 알긋냐? 니가 아무리 여시 탈을 쓰고 백여시 짓해봐야 얼척읎어야. 니 서방은 니 맹키로 곰탱이가 아니고 천재여. 천재! 알긋냐? 참말로 지집아가 서방 하나는 잘 골랐당께. 냄편이란 본디 지여편네랑 ..
아빠 설거지 하는 거 감시하는 중이에요 "깍지야! 넌 왜 아빠뒤에 고로코롬 앉아있능겨?" "있잖아요, 할머니. 엄마가 아빠 설거지 깨끗이하고 있나 감시하라고 했어요" 오메~! 히히히... 아이구 깍지! 말하는 것 좀 보랑께요. 쬐깐 지집아가 주댕이가 넘 양글었구만이라. 그려~, 느검마(너의 엄마)는 시방 방에서 머더고 니가 정지에 나와서 고롷게 여시맹키로 아빠를 감시하고 앉아있능겨? 어메가 고로코롬 아빠 뒤에서 꼭 앉아있으라고 시키디? 아빠가 설거지 설렁설렁 헐까봐 그런다냐? 쯧쯧쯧! 에미야! 참말로 새끼 교육 잘 시킨다. 지에미나 새끼나 어쩜 저리도 서로 빼닮았능가 구신도 곡을 허겄다. 여시 같은 것들! 글고 사우 김서방! 말좀 해보소, 참말로 여편네 위해서 고로코롬 정지에 나와 설거지하는 거시여? 여편네가 이뽀서? 아님 느자구 읎는 마누라..
가끔하는 부부싸움, 사랑의 활력소다 아! 글씨 둘이서 좋아 죽을 것 가타가꼬 손구락으로 사랑의 하튼가 머신가 맨들며 지럴 난리칠 때부터 내가 알아부렀다니께. 쉬 끓는 냄비가 쉬 식능다는 말, 나보다 많이 배운 느그들이 더 잘 알거아니여? 어느 서양 위인인가 그렸다잖혀. 인생은 둘이서 사랑허기에도 넘 짧은 시간인께 서로 미워허들말고, 헐뜯지 말고, 나부터 잘못혔다고 눈물 흘려야 헌다고. 봐 보랑께. 시방 느그들 행동 꼬라지. 참말로 보기 조오타. 염병할 년넘들! 머, 허기사 부부가 서로 살다보믄 어쩌다 쌈박질 헐때도 있지만서두. 그려도 그렇치, 느그들맨치 허구헌날 오살나게 싸우다보면 버릇된당께. 부부쌈도 가끔 적당히 해불먼 사랑의 활력손가 먼가 되긴 허드라만... 자고이래로 여자란 대그빡도 숙일줄 알아야제 몰강시럽게 냄편을 패대기 처불면 참..
아침밥 안 먹는 남편에 여자들 만세부른다 에구~ 못난 아들녀석! 쯧쯧쯧! 시방 니 행실이 그게 머여? 아무리 마누래랑 싸웠어도 하룻밤 자고나면 깨끗이 잊어버리야지. 남자가 고로코롬 느자구읎시 껀덕하먼 아침밥도 안묵고 출근하려고 한거여? 못난 넘, 승깔하고는... 쯧! 어메가 참말로 남사시러워 메누리 얼굴 보기가 껄적지근혀서 죽겄다. 내 메누리 똘지에미야! 니가 참말로 옴팡지게 소락때기 칵~ 잘 질러부렀다. 니 시어메 가심쏙이 을매나 씨언한지 몰겄다. 글씨, 밖으로 일하러 나가는 넘이 몸때이 상하지않케 아침밥 거르지말고 단디 묵고 다녀야하는게 맞지 어따대고 그런 싸가지읎는 심통을 부리려고 해싸. 비록 내 새끼지만 나쁜 버릇은 단밖에 고치야 혀. 글고 똘지에미야! 앞으로는 시엄니 눈치 볼거읍시 니 맘대로 냄편 작쌀 내불어. 그란혀도 요사 아침 밥 ..
치약, 앞쪽에서부터 눌러짜는 범인을 잡았어요 "당신이에요? 치약을 앞쪽부터 꾹꾹 눌러 짜서 쓰는 사람?" "뭐... 뭔 소리야?" "그럼, 깍지 네가 그랬구나?" "나는 아니예요. 엄마" 깍지는 억울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입니다. 깍지는 주방에 있는 엄마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잡았어요! 치약 앞쪽에서 꾹꾹 눌러짜는 범인! 바로 아빠예요" 히히히... 깜찍스럽게도... 깍지 요것아! 주댕이가 허벌나게 양글은게 꼭 즈검마 어렸을적 빼어 닮았구먼 그려. 시방 느그 할미는 니 땜시롱 웃음보가 터져 죽겄다. 히히히... 그려, 그려! 아빠범인 잡은 거 참말로 자알혔다. 아빠가 백번 잘못한 거시구만. 원래 치약은 뒤쪽에서부터 자근자근 눌러짜서 써야 뒤에 쓰는 사람도 편한거시고 글고 보기에도 좋은 거시여. 그동안 느검마가 깍지 니한테만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