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깍지외할미

(54)
내가 바로 '욕쟁이' 깍지 외할미요 다시 보는 깍지 외할미 "할머니! 사람들이 할머니 보고 왜 '욕쟁이 할매'라고 해요?" "아이고 요 지집아야, 할미가 허는 욕은 모다 이쁜 욕인께 갠찮어. 니는 꺽정 놔 부러라" 요로코롬 깜찍허게 물어쌋는 요 쪼깐년이 서울 사는 울 딸년의 딸 외손녀 '깍지'년이요. 가끔은 전라도 시골사는 할미, 할배 보고 싶다고 혀서 오늘도 요렇게 내려왔지라. 지집아가 으찌나 여시 같은지... 주댕이가 야물딱지게 영글어서 할미, 할배가 도저히 못당혀라. ㅋㅋㅋ 여러분앞에 뵙는 게 첨인께 인사드려요. 우리 영감과 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나아가꼬 대학공부꺼정 마치고 어찌어찌 모다 결혼시켜 아그들은 시방 서울에서 살지라. 우리 늙은이 둘은 촌에 남아 밭농사 쪼까 지어 생활하고 글고 거기서 나온 농산물 서울 사는 자석..
다시보는 깍지 외할미 다시 보는 깍지 외할미 80중반을 바라보는 제 생애에 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도는 일러스트가 몇꼭지 있습니다. 그 중에 3년전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했었던 '깍지 외할미'가 제일 먼저 눈앞에 어른거리는군요. 이제 저의 블로그에 틈틈이 쪽문을 열고 다시 보여드립니다.
'깍지 외할미'연재 되돌아본 삶 '깍지 외할미, 중앙일보 연재'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깍지 외할미'로 6개월동안 연재했던 일러스트다. 2021년 3월에 시작했으니 어언 3년의 세월이 흘렀다.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10)
남편은 미완성 조립품 남편은 미완성 조립 상태로 나와 결혼했다. 그런 남편을 내 방식대로 맞추어 조금씩 조립해 본다. 나에게는 가슴 설레는 꿈이 있었다. 신혼생활에서부터 내 나름대로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해서 우리만의 행복의 꿈을 빨리 이뤄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을 다시 조립하다 보면 어느 때는 참으로 난감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립상태가 너무 엉성했기에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그래도 나, 나름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오늘도 한 조각 한 조각을 정성스레 다듬어 끼어 맞춘다. 과연 내 마음에 맞는 남편의 조립은 언제 완성될지... 어쩌면 친정 엄마가 알게 되면 지나친 과욕이라고 한 바가지 욕을 먹을 지도 모른다. "오매! 어찌 까? 지집아야. 참말로 느자구 없는 욕심을 부리는구먼. 내가 니들 사는 거 지켜 봉께 니는 껀덕 허..
갑자기 변한 아내의 존댓말 “누구세요? 아저씨. 집 잘못 찾아온 것 같은데요” 자정이 가까온 시간에 현관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오는 남편. 그 남편에게 나는 평소와는 달리 정색을 하고 극존칭을 써가며 남편에게 물었다. 얼큰히 술에 취한 남편은 몸을 비틀거리다 움찔 놀란다. 벌겋던 얼굴색이 금방 파랗게 변하면서 현관에 서있는 내 얼굴을 뚫어지도록 빤히 쳐다본다. "나~, 나란 말이야! 자기 남편도 몰라~" "처음 보는 아저씨인데요. 누구세요?" "정말 왜 그래? 당신! 나 술 취하지 않았단 말이야" ㅋㅋㅋ... 겉모습과는 반대로 내 가슴속에 있는 또 하나의 나는 남편의 황당한 몸짓에 웃음보가 터져 죽는다고 킬킬대고 있다. 그렇다. 나의 차디찬 존댓말이 순진한 남편에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가 보다. 저렇게 ..
남편은 왜 미웠다 예뻤다 할까? 남편은 아침밥 먹기 전까지는 기분이 룰루랄라였었다. 그런 남편이 밥숟가락 뜨면서 인상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래? 된장찌개가 이상해?" "............" "오늘 아침에 새로 끓인 건데, 왜 맛이 없어?" "............" "말해봐. 깍지도 잘 먹잖아" "..........." 드디어 남편의 꼬장꼬장한 성격이 또 나왔다. 밥숟가락 두어 번 뜨다 말다 하더니 갑자기 인상이 구겨진 채 말없이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현관문을 꽝~ 소리 나게 닫고는 출근을 해버렸다. "깍지야? 아빠가 왜 저러시니? 또 삐진 거야?" "나도 몰라요" 정말로 알 수가 없다. 속된 말로 '미쳐요!' 그대로다. 왜 남편이란 존재는 허구한 날 수시로 예뻤다, 미웠다 하는 ..
설거지 연습하고 결혼한 남자 "어머머? 아휴~! 아무리 남자라도 그렇치 이걸 설거지라고 해놓고 폼 잡는 거야? 여기 좀 봐. 닦아놓은 그릇에 세제 물이 줄줄 흘러내리잖아. 자긴 설거지 연습도 안 하고 결혼한 거야?" 옴마? 지집아야! 거시기 그게 먼말이여? 시방 니 주둥이로 내뱉은 말이 뭔 말이냐고 어메가 묻잖혀. 참말로 시상이 뒤집어진 거여? 즈그 냄편보고 설거지 연습도 허지 않고 결혼혔다니? 아무리 여자가 뻗대는 시상이라도 글치 시상 천지에다 대고 물어봐라. 냄자가 설거지 연습하고 갤혼한 남자가 어데 있느냐고? 지집아가 밀 같은 말을 혀야지 주댕이로 나오는 말이라고 혀서 지멋대로 쏟아붓는 거 아니라고 어메가 그토록 일렀구만. 시방 쩌어그 베란다에 나가 자존심 팍팍 죽이고 있능 느그 냄편, 깍지 애비가 니 눈에는 안 보여? 저러다..
부부의 '토닥토닥' 싸움은 사랑의 활력소다. 오매~ 김서방! 깍지에미랑 토닥토닥 싸웠다고라? 그려~, 그려 잘혔구만, 잘 싸웠어. 김서방도 그동안 가심쏙 껄적지근하게 쌓였든 찌끄레기도 이판에 깨끗하게 다 비워버릿다꼬? 흐미~! 참말로 잘 혔구만. 진작 그리혔어야지. 근디말이여. 깍지 에미는 머라혀? 빡빡 대들지 않어? 혹시나 대그빡 내밀며 뽀짝 달라들었다면 이판에 아예 싸악~ 갈라서 버리자구 혼구녕을 낼거시제. 머여? 그냥 둘이서 토닥토닥 싸웠다고? 고것이 참말이여? 그려~ 그려!, 우리 김서방이 참말로 잘혔구만. 역시 깍지에미보다 한 수 위구만 그려. 토닥! 토닥! 바로 부부가 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그저그 곪아터지는 곳에 바르는 만병통치약이란 거시지. 머리카락 쥐어 뜯고, 주먹 휘두르고 나, 디졌어! 하고 까무라치는 싸움은 부부인생 망치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