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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졌다! 20. 아내에게 졌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용심을 썼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일이었다. 아내는 순식간에 내 몸을 타고 오르더니 곧바로 머리 꼭대기에 올라섰다. "당신, 아직 모르는 거야? 남자가 여자에게 정복당해야 가정이 평화롭다는 거. 억울하지 않지? 하하하" 아내는 남자 대장부처럼 통쾌하게 웃음을 날렸다. "졌어요! 마눌님!"나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늙어빠진 내가 나보다 젊은 아내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나의 크나 큰 오산이었다.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19.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 복판에서 낡은 트럭을 몰고 가던 "멜빈 다마"라는 한 젊은이가 허름한 차림의 노인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세웠다.  그러고는 "어디까지 가십니까? 타시죠! 제가 태워 드릴게요!"그 노인은 "고맙소 젊은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는데 태워다 줄 수 있겠소?" 하면서 낡은 트럭에 올라탔다. 어느덧 목적지인 라스베이거스에 도착 했다.  가난한 노인이라 생각한 젊은이는 25센트를 주면서  "영감님! 차비에 보태 쓰세요!" 그러자 노인은 "참 친절한 젊은 이로구먼!"  "어디 명함 한장 주게나!" 그는 무심코 명함을 건네주었다.  명함을 받은 노인은 "멜빈 다마! 고맙다네!" "내 이 신세는 꼭 갚겠네! 나는 "하워드 휴즈" 라고 하네!" 그 후 세월이 흘러 이 ..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 18.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 마누라님께서  오늘은 웬일로 부식이나 찬거리를 살 겸 해서00 마트에 같이 나가자고 한다. "당신 창피하지도 않아? 다 늙어빠진 쭈그렁 영감과 함께 다니는 거?""왜? 사람들이 우리를 흉본데? 그 사람들은 생전 늙지 않는데? 웃기는 거 아니야?"금세 뽀로통해지는 마누라. 와아~ 와아~! 내 마누라가 완전 내편이다. 살맛 난다. 오늘은 무지, 무지하게 예뻐 보인다. ㅋㅋ
늙은 남자, 나! 17. 늙은 남자, 나!    그 한 예로 생식과 사랑의 임무가 끝난 늙은 남자. 특히 돈벌이까지 못한 남자는 지금까지 한 몸과 같이 지내던 마누라에게 커다란 짐이 된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 당장 자리에서 냉큼 일어나 마누라를 제치고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음식 쓰레기까지 눈치껏 알아서 버려야 한다.>팔십 줄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나는 오늘 우연히 읽은 어느 칼럼의 구절에서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다. "야~! 인마. 지금의 너 자신을 빨리 알아채야지!"
내 몸을 칭찬한다 16. 내 몸을 칭찬한다  머리카락은 어느새 백발 100%. 까만 저승 점들은 얼굴에, 목에, 손등에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새끼를 치면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바삐 걸었던 걸음걸이도 차츰 느려진다. 기억력도 하루가 다르게 희미해져 가고 이제 몸 여기저기에선 고장이 날 것 같다고 칭얼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겨우겨우 팔십몇 해를 용케도 견디어 온 몸.  문득 어느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여러분! 살아 있다는게 대단한 거 아니에요.죽는 것도 별 거 아니에요.배정된 시간에 그냥 살다 가는 거예요.가볍게 사세요.숨 한번 안 쉬면 가는 거예요" 이제 나는 생각을 바꾼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제부터라도 내 몸에 ..
백수 노인의 하루 15. 백수 노인의 하루   새벽 5시 40분. 침대에서 자동으로 일어났다. "남자는 아침잠 깨면 밖으로 나가야 해!"평소 마누라의 소원(?)대로 말 잘 듣는 남편은 곧장 집에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세븐짐' 헬스장으로 향한다."어휴~!  오셨어요. 선생님!"헬스장에선 내가 최고령으로 극진한 환영을 받는다. 그러기를 어언 30여 년.2004년 구강암 수술 후 기적적으로 살아나오늘까지 별반 아프지 않고 살아있다.운동 마치고 샤워까지 약 두 시간을 소비하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아침밥을 먹는다. 천성 수영선수 체질, 칠십 줄 후반의 마누라는 이미 수영장으로 사라지고 없다.'잔소리쟁이'가 없으니 이제부터는 내 세상을 만끽한다."마누라야! 내 걱정은 하지 말고수영 끝나면 운동 친구들과 즐겁게 점심 먹고 아..
남자는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14. 남자는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눈을 떴다.창밖으로 어렴풋이 흩어져가는 어둠이 보인다. "오늘 하루 또 뭐 하지?"한참을 멀뚱멀뚱 눈동자만 굴리다기예 이불을 머리 위까지 끌어올렸다. "남자는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나가야 돼!"인상 팍팍 긁는 마누라의 얼굴이이불속 파묻힌 내 동공에 무섭게 들이닥친다.화들짝 놀라 이불을 활짝 끌어내렸다. "휴우~!"그새 허약해졌나?웬 식은땀이 한 바가지네.
소갈딱지/웬수 13.  소갈딱지 / 웬수  아내의 휴대폰엔 내가 ‘소갈딱지’라는 이름으로 들어앉았고 내 휴대폰엔 아내가 ‘웬수’라는 이름으로 버티고 있다. 어느 날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내가 왜 소갈딱지야?” “성질이 더럽잖아” “..........” 이번엔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웬수'야?” “내가 하는 일마다 웬수처럼 야단치잖아” 결혼하고 나서 스마트폰이 탄생한 처음 시절에는 서로의 닉네임을 ‘공주’, ’ 왕자’로부터 시작해  ‘마님’, ‘아빠’로 몇년의 세월을 희희낙락거리 더니 우리 부부의 닉네임은 어느 사이 ‘소갈딱지’와 ‘웬수’로 자리 잡고 있었다.여든셋의 영감과 이른 일곱의 마누라는  이러면서 아이들처럼 삐지고, 화내고, 지지고, 볶으면서 50여년의 세월을 철없이 살아왔다. 이제는 아내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