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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한숨나오는 부부의 인심
기어 1단 놓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
액셀러레이터를 살며시 밟아.
자! 이제 서서히 출발하는 거야.
그리고 바로 2단, 다시 3단.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 4단 놓고,
양쪽 사이드미러,
실내 백미러 살피면서……
50여 년 전. 기어있는 차로
나에게 고분고분하게 운전연습을 받았던 그 마누라가
오늘 나를 보고 눈을 휘 번득거리며
좀생이 같은 잔소리 그만하고
뒷좌석으로 가 앉으란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어쩜 그리도 딱 맞아떨어지는지,
그러나 저러나,
나는 이제 운전면허증도 반납한 처량한 신세다.
에이구, 모지리야!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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