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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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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9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 힐끗 옆눈으로 흘겨보았다. 모자와 그림 판널들이 멋대로 엉켜있다. 웃겼다. "애들아! 무슨 얘기를 하는 거니?" 상관 말란다. 그래, 못 본 척 할께. 나는 다시 마우스를 콕콕 찍어댄다. 한 시간째 하던 포토샵 작업이다.
작업 8 2018년 보림 현 한국의 대표 일러스트 작가들이다. 이 분들 중에는 벌써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참으로 쟁쟁한 분들이었는데... 나는 아직 살아있다.
작업 7 아직 건망증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나는 위의 그림이 어느 책에 실렸고 그리고 언제 그렸느냐를 모른다. 집에는 책도 없다. 다만 원화 몇 장만 있을 뿐이다. 사실인즉 지나오는 동안 그린 수백 장, 수천 장의 일러스트를 어찌 다 기억할 수 있을까? 신문사 은퇴하고 나서 마포 오피스텔 에 '꽃바람'이란 작업실 현판을 걸고 북디자인 작업을 할 때 출판사로부터 청탁받았던 원고였던 것 같다. 갑자기 일산 집의 내방 구석구석에 아무렇게나 처박혀있는 수많은 그림 나부랭이들이 자기를 돌보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는 것 같다. 글쎄다. 이제 슬슬 정리해야 할 때가 된것 같은데...
작업 6 1989년 3월 '꽃마중' 잔뜩 기다렸던 봄내음입니다. 코 끝에 살랑이는 이 봄내음은 바로 멀리서부터 점치 다가오는 온갖 꽃들의 냄새이지요. 절로 꽃을 찾아갔던 발걸음에 내 팔 그득히 한 아름 꽃을 안았네요. 이 꽃으로 온 세상을 한껏 물들이고 싶어요. 노랑꽃 세상, 빨강꽃 세상, 파랑꽃 세상 그런 세상이라면 사람들은 모두 날개를 단 듯 하늘을 나는 마음이겠지요. 강인춘(아동화가) 30년전 샘터사에서 발간했던 유아용 월간지 '엄마랑 아기랑'의 표지다. 아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 잡지에 세번 정도 표지를 청탁 받아 그린 적이 있었다. 바탕 지문이 굵은 켄트지에 오일펜과 파스텔로 그렸다. 이 시절엔 주로 아동화를 많이 그렸었다. 꿈결같은 세월!
작업 5 1. 1991년 출판사 프뢰벨의 정인철 사장은 당대의 인기 유명 동화와 일러스트 작가 각각 10명씩 추천해서 집필하기 전의 보너스로 3박 4일의 일본 여행을 떠나게 했다. 그리고는 귀국 후에 동화와 일러스트 작가 한 사람씩 콤비를 이뤄 동화책을 출간했다. 나는 당대의 인기 작가 이규희씨와 콤비가 되었다. 책 제목은 '항아리의 비밀'이었다. 물론 생각지도 못한 두툼한 원고료도 받았었다. 2. 벌써 30년 전 까마득한 이야기가 되었다. 젊어 한 때는 이런 즐거운 추억도 있었다. 오늘,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작업4 1. 1997년 발행.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이다. "사랑하니까 그리는 거야" 청소년 대상으로 발행된 내 생애 최초로 출간된 책이다. 가슴 설렜다. 2. 활자 없이 펜으로 일일이 썼다. 그림은 성냥개비 끝으로 먹물을 찍어 한 장 한 장 그렸다. 222페이지. 아마도 이런 시도는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3. 평범한 일상을 무지 싫어했던 성격. 그게 오늘 이 시간까지 꿈틀대고 있으니 꼰대야! 대단했다. ㅋㅋㅋ
작업3 1. 킬킬킬... 그려놓고 보니 '꼰대' 맞는 것도 같다. 2. '꼰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 우리말 사전에 이렇게 풀이했다. 나와는 너무 다르다.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꼰대'라고 우긴다. 뭐, 할 수 없잖은가? 요즘 아이들처럼 스마트폰도 자유자재로 쓰질 못하니 '꼰대'일 수밖에. 3. '꼰대!' 자꾸 불러보니까 情도 든다. 괜찮다. 그렇게 불러도 좋다. 킬킬킬...
작업2 1. 갈수록 사람 만나는 횟수가 줄어든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만나야 할 친구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늙은 사람 만나기를 꺼려한다. 하긴 나이 80이면 많이 살았다. 옛날에는 꿈도 못 꾸던 나이다. 그 나이에 내가 있다. 매일 아침 자리에서 눈뜨면 제일 먼저 베란다 창가에 가서 창문을 열고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본다. 2. 많은 생각이 서로 앞다투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