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545) 썸네일형 리스트형 구강암 귀신 세 시간의 전신 마취에 구강암 수술을 끝내고 나는 병실로 옮겨졌다. 2004년 11월 1차 수술 2013년 7월 2차 수술. 2022년 7월 3차 수술. 참으로 끈질기게 달라붙는 구강암 귀신. 얼굴을 박박 긁어놓고도 아직 성에 안 찼는가 보다. 이제 남은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왜 악착같이 달라붙는지 모르겠다. 전생에 암과 철천지원수였나? 어찌 되었든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이다. 엉망으로 어질러 놓은 내 방의 책과 그림 나부랭이들 이제부터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겠다. 암 귀신아! 그 시간마저 주지 않을래?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 햇감자로 한끼 때워 오늘 점심은 삶은 햇감자로 한 끼 때웠다. 평상시에는 아내가 시도 때도 없이 감자를 삶아 먹는 걸 보고 그게 그렇게 맛있을까 하고 못본체하고 지나쳤었다. 날씨가 푹푹 찌는 오늘, 아내는 또 감자를 삶아 식탁위에 놓고 나를 보라는 듯이 껍질을 살살 벗겨가며 소금 간에 김치와 더불어 혼자서 잘도 먹는다. 하긴 감자의 영양분이 많다라는 말에 현혹된 것은 아니지만 미친 척(?) 아내 맞은편 식탁의자에 앉아 감자 하나를 들어 껍질을 살살 벗겨 소금 살살 뿌려 빨간 김치를 곁들여 먹어보았다. "우와~! 보는 것과 달리 여리고 포슬포슬 씹히는 맛이 입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듯 싶네" 혼잣말로 중얼대며 먹는 나를 아내는 얄미운 듯이 눈을 흘긴다. 오솔님! 보내주신 감자로 즐겁게 한 끼 잘 때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의 새로운 촉 20여 년 전인가? 마포의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일산 집으로 데리고 온 란(欄) 화분. 부지런히 일주일에 한 번씩 정성으로 물을 주었지만 끝내는 시들시들해졌다. 그래도 그녀의 끈질긴 생명력에 적이 놀라고 있던 차 어느 날 신기하게도 새로운 촉을 낳았다. "우와~! 너 참 대단하다!" 아파트 무미건조한 시멘트로 만들어진 집. 그나마 신록의 내음으로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참 고맙다. 아~! 조각진 푸른 하늘도 살짝 보인다. 행복이 별건가. 헬스 티켓 "아빠! 날도 더운데 산책로 걷기 운동은 무리야. 그러다 잘못하면 길에서 쓰러질 수도 있어" 이런저런 변명을 할 사이도 없이 딸 녀석은 아침부터 불야불야 집으로 와 나를 태우고 '7 GIM' 헬스장으로 가 1년 치 헬스 티켓을 덜컥 끊었다. "아빠가 10년 동안 계속해서 다녔던 헬스장이니까 아무 소리 말고 계속해서 다녀요" 결국, 나는 아무 소리를 못했다. 이제 늙어가는 아비는 아직도 젖비린내 풍겨오는 것 같은 딸 녀석에게 꼼짝을 못 했다. 어휴~! 썩을 넘의 세월... 헬스장으로 가는 나 도심안의 산책길 도심안에 숲처럼 우거진 산책길이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다. 붓다 아침 안개에 싸인 네란자나 강가의 숲 속에는 지금 새들의 웃음소리가 자욱하게 들린다. 인도의 우루벨라 숲속의 새들은 결코 울지 않는다. 새들이 왜 웃는지, 그 대답은 곧 알 수 있다. 우루벨라 숲에서 나온 한 남자가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강 쪽으로 가고 있다. 그는 너덜거리는 승복을 걸치고 있고, 얼굴은 영양 실조로 삐쩍 말랐으며, 가슴은 앙상하게 드러난 영락없는 상거지꼴이다. 거지꼴의 그 젊은 남자 고타마 싯타르타(Gotama Siddhartha)는 정말 죽기 직전에 네란자나 강가에 쓰러져 있었다. 그가 다름아닌 기원전 624년, 인도 북부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있는 작은 카필라 성의 왕자다. 고타마 싯타르타 왕자는 열아홉 살에 아름다운 왕세자비를 만나 10여 년 간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부.. 이전 1 ··· 3 4 5 6 7 8 9 ··· 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