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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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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미용실에서 정확히 두 달이면 어김없이 찾는 동네 미용실이다. 문 열고 들어가 앉으면서 나올 때까지 나는 벙어리가 된다. 대장 언니가 다 알아서 머리카락을 잘라주기 때문이다. 너무 편하다. "어머~ 이런 100% 백발은 처음 봐요. 멋있어요" 4년 전에 내 머리를 처음 본 대장 언니가 한 말이다. 그 바람에 꼼짝없이 단골이 됐다. 여자에 약한 나. 거울을 보니 해가 갈수록 찌그러져만 가는 얼굴인데도 백발만은 여태 싱싱 뽐내고 있다. 이런 젠장!
아내의 침묵 "나는 아내가 무섭다. 특히나 아내의 침묵은 나를 더욱 가슴 떨게 한다. 차라리 앙칼진 큰소리로 야단맞는 게 훨씬 더 마음이 가볍다" 책속에 있는 내용 중에 한 구절이다. 2011년 3월에 펴낸 나의 다섯 번째 책 생각지도 않게 이 책은 중국에서 번역판으로도 출판되었다. - 책주문 - 02-324-2993 학마을
헬스 다시 시작하다 전신마취 수술하고 병원 퇴원한지 열흘. 매일 빌빌대며 허송세월 보내는 것이 싫어 다시 헬스(운동) 시작한다. 누가 보면 '몸짱'인 줄 알겠다. 그냥 근육 얇아지는 꼴이 보기 싫어 헬스장 다니는 거다. 80넘은 나이에 만용은 아닐까? 어휴~ 사는 것도 힘들다.
나의 주치의는 딸내미 서울대 병원과 일산병원에서 주는 약 종류가 무려 8가지에 먹는 시간도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식전, 식후 10분, 30분 등등... 나 같은 고령의 나이로서는 헷갈리기가 일쑤다. 더구나 이번 전신마취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력마저 흐릿해 일일이 챙겨 먹는다는 것은 무리다. 이웃 동네에 사는 딸내미는 내 주치의다. 이병원 저 병원으로 나를 데리고 다니기에 내가 붙여준 이름이 '아빠 주치의'다. 이번에도 양쪽 병원을 두루 다니면서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아빠, 내가 보기엔 아빠가 치매 초기 증상이야. 그래서 이렇게 여러 가지 약을 제시간에 제대로 찾아 먹기엔 힘들잖아. 내가 약상자에 알기 쉽게 적어 식탁 위에 붙여 놓았으니까 수시로 읽어보고 챙기세요. 알았죠?" 할 수 없다. 고집을 피우기엔 내가 너무 ..
구강암 귀신 세 시간의 전신 마취에 구강암 수술을 끝내고 나는 병실로 옮겨졌다. 2004년 11월 1차 수술 2013년 7월 2차 수술. 2022년 7월 3차 수술. 참으로 끈질기게 달라붙는 구강암 귀신. 얼굴을 박박 긁어놓고도 아직 성에 안 찼는가 보다. 이제 남은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왜 악착같이 달라붙는지 모르겠다. 전생에 암과 철천지원수였나? 어찌 되었든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이다. 엉망으로 어질러 놓은 내 방의 책과 그림 나부랭이들 이제부터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겠다. 암 귀신아! 그 시간마저 주지 않을래?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
햇감자로 한끼 때워 오늘 점심은 삶은 햇감자로 한 끼 때웠다. 평상시에는 아내가 시도 때도 없이 감자를 삶아 먹는 걸 보고 그게 그렇게 맛있을까 하고 못본체하고 지나쳤었다. 날씨가 푹푹 찌는 오늘, 아내는 또 감자를 삶아 식탁위에 놓고 나를 보라는 듯이 껍질을 살살 벗겨가며 소금 간에 김치와 더불어 혼자서 잘도 먹는다. 하긴 감자의 영양분이 많다라는 말에 현혹된 것은 아니지만 미친 척(?) 아내 맞은편 식탁의자에 앉아 감자 하나를 들어 껍질을 살살 벗겨 소금 살살 뿌려 빨간 김치를 곁들여 먹어보았다. "우와~! 보는 것과 달리 여리고 포슬포슬 씹히는 맛이 입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듯 싶네" 혼잣말로 중얼대며 먹는 나를 아내는 얄미운 듯이 눈을 흘긴다. 오솔님! 보내주신 감자로 즐겁게 한 끼 잘 때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의 새로운 촉 20여 년 전인가? 마포의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일산 집으로 데리고 온 란(欄) 화분. 부지런히 일주일에 한 번씩 정성으로 물을 주었지만 끝내는 시들시들해졌다. 그래도 그녀의 끈질긴 생명력에 적이 놀라고 있던 차 어느 날 신기하게도 새로운 촉을 낳았다. "우와~! 너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