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삶

나의 주치의는 딸내미

728x90

병원 대기실에서

 

서울대 병원과 일산병원에서

주는 약 종류가 무려 8가지에 먹는 시간도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식전, 식후 10분,  30분 등등...

나 같은 고령의 나이로서는  헷갈리기가 일쑤다.

더구나 이번 전신마취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력마저 흐릿해

일일이 챙겨 먹는다는 것은 무리다.

 

이웃 동네에 사는 딸내미는 내 주치의다.

이병원 저 병원으로 나를 데리고  다니기에

내가 붙여준 이름이 '아빠 주치의'다.

이번에도 양쪽 병원을 두루 다니면서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아빠, 내가 보기엔 아빠가 치매 초기 증상이야.

그래서 이렇게 여러 가지 약을 제시간에 제대로 찾아 먹기엔 힘들잖아.

내가 약상자에 알기 쉽게 적어 식탁 위에 붙여 놓았으니까

수시로 읽어보고  챙기세요. 알았죠?"

 

할 수 없다.

고집을 피우기엔 내가 너무 많은 나이다.

딸내미 말대로 치매 초기 증상일지도 모른다.

세월이 갈수록 모든 기억력이 깜빡깜빡한다.

'딸 내미 주치의' 말대로 고분고분 들을 수밖에 없다.

 

 

 

 

728x90

'나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침묵  (7) 2022.09.16
헬스 다시 시작하다  (9) 2022.09.03
구강암 귀신  (1) 2022.08.04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0) 2022.07.25
햇감자로 한끼 때워  (0) 202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