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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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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아파트의 꽃 '일산'은 경기도에 있다. 따뜻한 남쪽보다 한참 위 북쪽이다. 그래서 봄소식은 늦게야 온다. 아파트 마당을 지날 때마다 여기저기서 다투어 피어나는 진달래, 철쭉들이 저마다 찐~한 꽃내음으로 나를 유혹한다. "얘들아! 정말 반갑다! 그리고 고맙다"
봄 냄새 내가 살고 있는 일산의 조그만 아파트 후문 진달래, 철쭉이 활짝 피었습니다. 봄 냄새가 진동합니다.
걷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밤이고 낮이고 시간에 구애 없이 나는 이 길을 걷는다. 왕복 50분, 5,000보. 번거로운 도시 속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아파트 주위에서 봄을 주워왔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조그마한 아파트 주위에서 봄을 주워왔습니다. 봄, 봄, 봄, 마냥 싱그럽기만 합니다.
이제부터 네 이름은 '피고지고'다 이 아이의 원래 이름은 '꽃기린'이다. 그러나 우리 집에선 달리 이름을 부른다. '피고지고' 아내와 내가 함께 지은 이름이다. 이 아이를 우리 집에 데리고 온 지 10여 년이 더 된다. 작은 꽃 열매가 수십 종이 피어있어 첫눈에 반해 데리고 왔다. 내 생각엔 저러다 몇 달이면 시들어 죽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천만에!'였다. 한번 피어난 꽃이 시들면 여기저기서 새꽃들이 아우성치며 피어난다. 그러기를 벌써 10여 년 채. 그래서 '꽃기린' 이름을 지우고 우리네는 '피고 지고'라고 부르기로 했다. '피고지고' 얼마나 예쁜 이름인가!
나는 남편, 당신은 아내 '나는 남편, 당신은 아내' 이 딴거 무시하고 우리는 그냥 하는 거야. 50년이 지난 오늘. 나는 피식 웃었다. 아내도 피식 웃는다. 우리는 왜 웃었을까?
코로나가 만연한 어수선한 이 계절에 봄은 정녕 왔다. 내가 매일 걷는 이 길에도 봄은 정말 왔다. 반갑다! 얘들아! 너희들은 코로나가 무섭지도 않니? 나는 걷는 내내 예쁜 너희들이 상할까 봐 걱정이란다.
시래기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잊지도 않고 강원도 양구에서 시래기를 보내오는 분이 있다. 이번에는 더덕과 달래도 같이 보내왔다. 그분은 내 블로그의 후원자를 자처해 오시는 분이시다. 벌써 10여 년이 되었을까? 한 해를 거르지도 않는다. 나는 참 행복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