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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만나러 나가?"
"집엔 언제 들어오는데?"
"내 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마누라에게
절대로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누라에게 물어봤자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누라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말이다.
"내 걱정일랑은 하지 말고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즐겁게 놀다 와요. 사모님"
이렇게 말하면서 내 안면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덧칠해야 한다.
백수, 삼식이 노릇 수삼년에 얻은 나만의 노하우다.
비쌀 이유도 없다.
노하우 공짜로 줄 테니 원하는 사람들 다들 가져라.
<중잉일보 2018년 5월 21일>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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