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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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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같은 말들 삼식이 일기(70) …………………… 꿈결 같은 말들 - 여보, 재떨이! - 여보, 커피! - 여보, 물! - 여보, 밥 줘! 이제 모두 다 꿈결 같은 말들이 되었다. 그래서 그립다.
삼식이는 날마다 영리해진다 삼식이 일기(69) …………………… 삼식이는 날마다 영리해진다 - 누구 만나러 나가? - 언제 와? - 내 밥은?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마눌에게 절대로 이렇게 묻는 바보남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마눌의 매서운 눈초리. 자조의 한숨. 일그러진 분노뿐인데. ..
당당한 마눌의 세도 삼식이 일기(68) …………………… 당당한 마눌의 세도 - 큰 소리 치기. - 호탕한 웃음소리. - 오버된 제스처. 이런 허세들 이미 내 몸에서 떠나 간지 오래다. 모두 다 삼식이 주제를 모르는 가증스러운 것들. 이 모두 당당한 마눌의 세도 앞에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 하나 무너져 갔다. ..
마눌은 신경질 날 때마다 청소를 한다 삼식이 일기(67) …………………… 마눌은 신경질 날 때마다 청소를 한다 마눌은 신경질이 날 때마다 청소를 한다. 거실, 안방, 주방 창문마다 활짝 활짝 열어놓고 먼지를 턴다. 그리고 온 세간마다 벌컥벌컥 뒤집어 놓는다. 영하 12도의 겨울 찬바람이 떼지어 들이닥쳐 온몸을 할퀴고 지나..
나는 마눌에게 커다란 짐이었다 삼식이 일기(67) …………………… 나는 마눌에게 커다란 짐이었다 - 집에 두고 오면 근심덩어리. - 같이 나오면 짐 덩어리. - 혼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마눌이 뒤돌아서서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토하고 있었다. 그래 맞아. 내가 어쩌다 요 모양 요 꼴이되었..
친구 녀석의 ‘하루 한 끼’는 운명이라고 했다 삼식이 일기(66) …………………… 친구 녀석의 ‘하루 한 끼’는 운명이라고 했다 어제 밤 오랜만에 친구 녀석을 만나 쐬주 한잔을 나누었다. - 자네 아직도 삼시 세낀가? 참, 철면피구만,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지? 난 하루 두 끼 된지가 벌써 수 삼년이야. 친구는 나에게 궁금한 게 많았..
삼식이 10년에 울보 남자가 되다 삼식이 일기(65) …………………… 삼식이 10년에 울보 남자가 되다 - 저질스럽게 삼류 멜로드라마나 보면서 눈물 뚝뚝 흘리다니. 여편네들이란 한심하기 짝이 없다니까. 쯧쯧쯧! 나, 한창 잘 나갈 때 마눌한테 퍼부은 조롱어린 핀잔이었다. 그러던 내가 엊저녁 마눌이 빠져 있는 드라마 흘..
마눌의 잔소리가 점점 공포로 다가옵니다 삼식이 일기(64) …………………… 마눌의 잔소리가 점점 공포로 다가옵니다 - 왜 칠칠맞게 옷에 국물을 흘리고 먹나 몰라! - 가지런히 썰어놓은 김치를 마구 헤쳐 놓고 먹어야 해? - 이 닦을 때 양치물 거울에 튀지 않게 하라고 했잖아! - 비누에 머리카락은 왜 묻혀놓고 난리야? - 코딱지 후벼서 허공에다 왜 튕겨? - 속옷, 양말 제발 뒤집어 벗어놓지 말라고 했잖아? - 내가 못살아, 정말!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하루가 다르게 마눌의 언어들은 공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어느 누가 그런다. 그래도 남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깃든 아내의 애틋한 투정이라고. 365일 내내 삼시세끼 먹는 삼식이에게 애정? 벌써 쇠주 한 병이 다 비워 가는데 나는 아직도 의문부호를 지울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