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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일기(66)
……………………
친구 녀석의 ‘하루 한 끼’는 운명이라고 했다
어제 밤
오랜만에 친구 녀석을 만나
쐬주 한잔을 나누었다.
- 자네 아직도 삼시 세낀가?
참, 철면피구만,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지?
난 하루 두 끼 된지가 벌써 수 삼년이야.
친구는
나에게 궁금한 게 많았다.
내 소주잔에 계속 술을 따라주면서
묻고 당부했다.
- 땡전 한 푼
마누라 가져다주지 못하는 백수주제에
삼시세끼는 간덩이가 부은 넘들 짓이야.
내일부터라도 당장
삼시두 끼로 줄이는 연습을 해봐.
그것도 마누라 시키지 말고
자네 스스로 차려 먹으면서.
술자리에서 일어서며
그 친구는 나에게 썩소를 지어가며
마지막 멘트를 날려 왔다.
- 두 끼 찾아 먹던 내가
그 넘의 마눌 눈치에
올해부턴 삼시 한 끼일세.
이것도 누구처럼 내 운명이야.
히히히…
나는 알딸딸하게 올라오는 취기에 못이겨
화장실에서 소변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저 친구 녀석,
바본 줄만 알았는데
<운명>이라는 걸 알았으니
나보다 무척 똑똑한 넘인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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