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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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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없는 녀석 2021년 9월 13일 새벽 며칠 전 갑자기 쓰러져 세상 bye! bye! 하는 줄 알았는데 또다시 일어섰다. 2004년 구강암으로 쓰러졌고 2009년 불명열로 쓰러졌었다. 그리고 20021년 9월 2일. 갑자기 천정이 땅바닥으로 쏟아지면서 나도 쓰러졌다. 어지럼증... 끈질긴 생명력이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80세에 저 세상에서 저승사자가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아니면 좋은 날 좋은 시에 갈 거야! 나, 아무래도 양심이 없는 녀석인가 보다.
택배왔습니다 "백수! 이거 딸내미 집에 보낼 거야" "지금, 토요일 6시인데 일어났을까?" "일어나나 마나 현관문 앞에 놓고 와요" "녜에~" 이것저것 군소리대면 야단맞는다. 어젯밤 하나로마트에서 절임배추 사다가 아픈 손으로 겨우겨우 밤늦게까지 담근 겉절이 김치. 뒷처리, 그리고 무거운 것들은 모두 80넘은 나, 백수 차례다. 어휴~! 딸내미 집 아파트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시동 걸고 천천히 달렸다. 아파트 마당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서 내렸다. 이윽고 고양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현관 앞에다 김치 보따리를 살그머니 내려놓고 나서 바로 마당에 대기시킨 차에 올라 카톡 문자를 날렸다. '딸내미님, 택배 왔습니다' 그리고는 냅다 36계 출행랑. 집 가까이 도착하기 직전에 딸내미의 카톡이 꽥~! 하고..
첫경험 새벽 5시. 여늬 때와 같이 눈을 떴다. 현관문 앞에 신문이 떨어졌을 거다. 침대에서 일어나 두발을 방바닥에 내딛는 순간 멀쩡하던 천정이 오른쪽 땅바닥으로 급히 떨어진다. "으악!" 동시에 나는 쓰러졌다. 두 팔을 짚고 가까스로 일어서려는데 순간 머리가 어지럽다. 그래도 두 팔에 힘주어 겨우 일어났다. 잠시 머릿속 안개가 걷히고 흐릿한 정신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왜 그래?" 소리치며 달려왔다. 첫 경험이었다. '아하~ 이렇게 해서 세상과 bye bye~! 하는구나... 인간의 생명 별거 아니었네' *** 이비인후과 의사의 말 "평상시에 행동을 급히 하지 마세요. 큰 병원에 가봤자 달팽이관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비싼 돈 주고 MRI 찍자고 하는데 다 소용없는 짓이에요. 며칠 어지럽다 맙니다. 나이가 80..
배신자 아침 6시 10분 40분 걷기 운동 마치고 아파트 정원 벤치에 앉았다가 한컷! "앗! 입가에 주름살이 보이지 않잖아?" 마스크가 좋은 이유를 알았다. 앞으로도 계속 쓰고 다녔으면... "문통! 여기 마스크 배신자를 잡아가시오!"
구멍난 청바지 "어울리네!" 아내가 말한다. "딱이야!" 딸내미가 말했다. 여든한 살의 나는 낄낄 웃었다.
이른 새벽 걷기 운동을 하면서 매주 화요일 오후 1시. '중앙일보'와 '강춘 블로그'에 올리는 '깍지 외할미'의 그림 에세이가 있다. 그 주일에 나갈 일러스트는 항상 마감 며칠 전에 이미 완성해 놓는다. 다만 텍스트(글)만 늘 마감전까지 미완성으로 초조해있다. 그만큼 나에게는 글쓰기가 쉽지 않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드디어 그 골치 아픈 텍스트를 쉽게 쓰는 방법을 찾았다. 다름 아닌 이른 아침 새벽 걷기 운동을 하는 산책길에서 거의 90%는 완성한다는 것이다. 한걸음 두걸음걸으며 내 머리에 이미 그려놓은 일러스트에 텍스트를 얹혀놓는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어 메모란에 생각해낸 텍스트를 문자로 옮긴다. 걸으면서 말이다. 드디어 반환점을 돌아 집 가까이 올 때쯤이면 이번 주에 나갈 '깍지 외할미'의 텍스트는 거의 완성이 되어있다. 참으..
밤귀신 걷기운동. 새벽귀신인 나. 오늘은 밤귀신이 되어보았다. 역시 밤보다는 이른 새벽에 걷는 게 체질에 맞는 것 같다.
걷기 운동 눈을 떴다. 머리맡 폰 시계가 새벽 4시 50분을 가리킨다. 화, 목, 토 오늘이 토요일. 꼼지락 거리지 말고 냉큼 일어나자. 일주일에 세 번은 아침 산책으로 걷기로 했잖아. 누가 뭐래? 곧장 침대에서 내려와 7부 청바지에 가벼운 T셔츠를 입었다. 운동모자에 마스크까지 빼놓지 않았다. 현관문 살짝 열고 엘리베이터로 1층까지 내려갔다. 밖은 아직 어둡다. 내가 늘 다니는 산책 코스의 중간지점 텃밭까지는 정확히 20분이 걸린다. 얼마 전까지는 30분이 걸리는 종점까지 걸었었는데 왕복 60분, 1시간은 숨이 턱에 까지 차 힘들었다. 그래서 편도 20분이 걸리는 텃밭에서 되돌아오기로 했다. 왕복 40분. 지금 내 나이로 이 정도 거리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운동도 욕심부리면 안 된다는데..." 나 스스로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