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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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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에 뭔 자존심이 필요혀? 써글년! 엊즈닉에 김서방과 또 쌈박질하더니 그것이 속상한 것이여? 어쯔것냐. 밉직혀도 니 냄편아니여? 여자들 쫍은 쏙 다 베리고 출근할띠 통크게 씨익 한번 웃어주면 그기 바로 냄자들 심 팍팍 솟는 만병통치약인디~ 그걸 못혔단 말이제? 쯧쯧 냄자들이란 애린아그들과 매찬가지로 증말 단순하고 순진한 것들이여. 씨익 웃어주능 거 고곳이 머시 어렵다고 그려싸. 자존심? 지집아가 자존심가튼 소리허고 자빠졌네. 부부간에 먼 자존심이여? 볼꺼 안볼꺼 다 봄시롱. 기왕지사 깍지 애비와 갈라서지않고 살바에야 자존심가튼거는 뒷발로 팍 차뻔지라고 이 에미가 수백번도 더 말혔잖어. 참 글고 애비는 오늘 아츰 아침밥은 채려 먹여 보낸겨? 나는 니맨치는 못 배웠어도 사람이 으뜻케 살아야헌다는 것은 안당께. 부부지간이란 그저 그런거..
여보게 사우, 자넨 복덩어리 꿰어찼어. 써글년! 지 어메 닮아가꼬 새해 초장부터 지 서방 길들이는구먼 그려. 히히히... 그려~ 그려~! 으찌 되았든 잘 하는 짓이여. 고로코롬 여자가 짜게 자린고비짓 혀야 언능언능 집사고 새끼낳고 때깔좋게 잘 살제. 글고, 여보게 사우! 돈은 내가 벌고 갑질은 마누라가 헌다고 생각하면 안되야. 모다 이담에 넘부럽지않게 잘 살자고 하는 짓이여. 긍께 마누라가 용돈 쪼깨준다고 기분 상하지 말어. 어째, 참을 수 있제? 애시당초 여편네란 본디 짠쇠금 같아야 하능거시여. 두고 보랑께. 자넨 복덩어리 꿰어 찼어. 근다고 시방 내 딸년 자랑질하는 거 아니여. 나는 죽었다 깨나도 울 사우편이여. 알제? 내 승깔? ㅋㅋㅋ... 중앙일보 news.joins.com/article/23973658?cloc=joongang-art..
친정엄마가 보낸 택배상자에 눈물 뽑았다 시골에 사시는 친정엄마로부터 택배 상자가 왔다. 누런 라면박스를 헤쳐보니 신문지로 싼 고구마와 더덕, 청양고추, 그리고 애호박, 참기름, 고추가루 등등이 차곡차곡 들어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엄마에 대한 애증이 교차되었다.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맨날 허리가 시원치 않다고 하면서 뭐 하러 이딴 거 힘들게 보냈냐고 역정을 냈다. 그리고 고구마값 몇 푼 보낸다고 했다가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었다. ******* 써글년! 고구매거튼 소리하고 자빠졌네. 니 에미가 니년한테 돈 달라고 허디? 나는 돈이 천진께 나 줄돈 있으면 울 깍지년 이쁜 신발이나 사 신껴 이년아. 쥐꼬리만한 돈 여그저그 주고 글다가 어느 천년에 셋방살이 면헐려고 그냐? 정신 똑바로 채리고 살아도 될랑말랑 허것구만 먼 뻘소리..
엄마의 영원한 짝사랑, 아들(2) 써글넘의 아들. 요사 으쩐다고 에미헌티 전화 한통 없는거시여? 회사일이 바빠서 그렁가? 아님 즈그 마누래랑 쌈한 거 아녀? 흐미~ 깝깝허네잉. 그란다고 나가 먼저 전화허긴 쪼까 그렇고.... 히히... 문짜라는 거 한 번 혀볼꺼나. 돋보기가 어딧제... *아들, 잘 있능겨?* 오메! 깜짝야! 우짜까? 문짜 보내자마자 금시 전화벨이 팍 울려부네. "엄니! 나여. 먼 일이 있소?" "옴마나, 울 아들이여? 먼 일이 있긴 머가 있어? 써글넘! 심심헌께 엔습삼아 문짜라는 거, 함 너어 본거여. 후딱 받능거 봉께. 내 문짜가 잘 들어갔능가베. 히히히... 인자 되았서야. 이만 끊자! 참! 느그 집엔 별일 없제? 니도 몸 개안허고? 똘지 에미는 으쩌냐? 똘지도 잘 놀제?" "응, 엄니 죄송허요. 나가 요사 회사일이..
내가 바로 '욕쟁이' 깍지 외할미요 <1> "할머니! 사람들이 할머니 보고 왜 '욕쟁이 할매'라고 해요?" "아이고 요 지집아야, 할미가 허는 욕은 모다 이쁜 욕인께 갠찮어. 니는 꺽정 놔 부러라" 요로코롬 깜찍허게 물어쌋는 요 쪼깐년이 서울 사는 울 딸년의 딸 외손녀 '깍지'년이요. 가끔은 전라도 시골사는 할미, 할배 보고 싶다고 혀서 오늘도 요렇게 내려왔지라. 지집아가 으찌나 여시 같은지... 주댕이가 야물딱지게 영글어서 할미, 할배가 도저히 못당혀라. ㅋㅋㅋ 여러분앞에 뵙는 게 첨인께 인사드려요. 우리 영감과 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나아가꼬 대학공부꺼정 마치고 어찌어찌 모다 결혼시켜 아그들은 시방 서울에서 살지라. 우리 늙은이 둘은 촌에 남아 밭농사 쪼까 지어 생활하고 글고 거기서 나온 농산물 서울 사는 자석들 쪼깨 논아주고 나머지..
새 연재 '깍지외할미' 대체 어떻게 된 녀석인지 작가 강춘은 이제는 좀 쉴만도 한 나이인데도 또 바지런을 떨고 있습니다. 못말리는 노인네입니다. 신축년 새해 1월부터 '깍지 외할미'는 매주 화, 토요일. 2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연재는 중앙일보 온라인판, daum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에 동시에 연재합니다. 주인공 깍지 외할미는 토박이 전라도 욕쟁이할매입니다. 성격이 극성스러워 출가한 아들, 딸들도 꼼짝을 못합니다. 그녀의 전방위 움직임에 작가도 두 손 들었습니다. 재미있냐고요? "오매! 으쩐다냐? 작가양반! 지발 껄떡대지 마시오. 내가 허는 말은 모다 이쁜 욕인디 으째 나보고 욕쟁이라 허요? 참말로 미쳐분당께! 써글넘이구만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