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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무서워 "야 인마! 넌 아직도 마누라가 무섭니?" "무섭긴" "정말 안 무서워?" "짜샤!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나는 마시던 소주잔을 꽝 내려놓고 마주한 친구 녀석에게 확 인상을 긁어 보였다. 사실이다. 마누라가 무섭지 않다. 바가지 박박 긁고 인상 쓰며 토라져도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내 비록 지금은 백수 신세지만 내 식구 밥 굶겼어? 입을 옷을 안 사줬어? 살집 없어? 새끼들 공부 가르쳐 다 결혼시켰잖아! 해외여행도 남만큼 다녔잖아! 뭐가 무서워?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사는 것도 행복이란 말이야. 늦은 밤 마을버스에서 내려 이리저리 헛발짓하며 집으러 돌아오는 골목길. 밤하늘 허공에다 마구마구 주먹질 해본다. 이 때만은 마누라를 무서워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용감한 싸나이다.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
'키오스크' 괴물인가? 지난주 점심 무렵 서울 광화문의 한 패스트푸드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70대 어르신 한 분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불쑥 신용카드 한 장을 들이밀었다. “노인네가 되니 커피 한 잔도 못 시키겠네….” 무슨 소리인지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가 난처한 표정으로 가리킨 것은 역시나 키오스크 기계. 일부 어르신들에겐 마치 장벽처럼 느껴진다는 바로 그 기계다. “뭘 드시고 싶으셨어요?” “블랙커피.” “아메리카노 말씀이죠?” 그가 내미는 신용카드를 대신 받아들고 기계에 꽂았다. 커피 메뉴를 찾으려고 하는데, 나 역시 당황하고 말았다. 생각보다 커피 메뉴가 잘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헤아려 ‘디저트’ 메뉴를 찾았고, ‘커피’ ‘아메리카노’ 버튼을 겨우 발견했다. 뒷사람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황급히 주문하려는데 ..
아내의 주름살은 남편 탓? "아~ 이 주름살을 어떻게 해? 남편아! 내 인생 물어내!"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럼에도 자신이 늙은 것에 대해 아내들은 왜 모두 남편 탓으로 돌릴까? 마눌님! 자신의 늙음이 억울하면 남편인 나한테 바가지를 씌우세요. 그래서 속이 후련하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돈 팡팡 질러 아내 소원인 성형수술 못 해주는 남편이 남편 자격이 있나요. 어휴~! 지지리도 못난 남편, 바로 저 입니다. 자! 이제 후련하세요?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
교활한 아내 "교활한 아내는 남편을 자기 행주치마로 만든다" 영국 속담이다. 맞는 말일까? 틀린 말일까?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
저기여~! 저기요~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꿀이 뚝뚝 떨어집니까? 뭐. 그래봤자 어디 젊은 날만 하겠어요? 싱싱하던 시절이 그립죠! 암요! 암! 암! 아무려면! 그래도 지금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니고 봄날 꽃구경 다니고 맛난 거 찾아다니면 당신은 큰 행운입니다. 삶의 필름을 잠시만 돼돌려보면 몇 달 사이에도 주변에 황당한 일이 정말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것도 며칠 전에도 멀쩡하게 아침마다 인사 카톡 보내던 놈 연락두절 되고요. 즈그 자식들 잘 산다고 마구마구 떠벌리며 골목골목 누비며 폐지 줍던 그 영감 요즘 모습 감췄고요. 옛날 소주 한 잔 마시다가 진보니 보수니 거품 물고 정치 얘기 하던 골통 그 놈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죠. 산 좋다고 주말마다 건강 챙기며 이 산 저 산 등산 가자 조르던 절친..
당신은 성공했습니까? 블로그 친구 여러분! 당신은 성공하셨습니까? 저는 성공했습니다. "마눌님께서 손수 밥 차려줍니다" ㅋㅋㅋ
부부도 남이다? 한 몸이었던 부부도 삐져서 돌아 누우면 남이 된다. 부부는 참으로 묘하다.
마누라가 아닌 '마눌님'이다. 국어사전에서 '마누라'는 '중년이 넘는 아내를 남편이 허물없이 부르는 말, 속되게 부르는 말'이란다. 기겁을 했다. 그러지 않아도 해가 갈수록 아내가 호랑이처럼 무서워져 가는 마당에 삼식이 주제인 내가 감히 '마누라'라고 부르고 있었으니 간덩이가 부어도 한참 부었었다. 그래서 '마눌님'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마눌님은 '왕비'를 뜻한다고도 했다. 안성맞춤인 단어다. 이웃들은 그런 나를 향해 '얼간이' '바보' 등 저열한 이름으로 빈정대겠지만 나는 그 말에 항거한다. "쯧쯧! 당신들도 나만큼 나이 먹어봐라. '마눌님'소리가 절로 나올 테니까" -- 몇 년 전에 연재했던 중앙일보의 '나의 일러스트 칼럼'이다. 몇 회분 되지 않지만 오늘부터 블로그에 틈틈이 다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