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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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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더 흐르기 전에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우리들 모습이라도 남기면 어때? 70대 후반여자와 80대 초반 남자는 오랜만에 의기 투합했다. "찰칵!"
한국 아동 일러스트 회원 흘러가는 세월이 참으로 무심하다. 지금부터 41년 전 (1981년)에 한국 현역 아동 일러스트레이터 첫 모임을 가졌다.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엔 이들의 그림으로 도배를 했었는데... 그로부터 7년 후(1987년) 월간 '新東亞' 잡지에 '그룹' 코너에 나온 사진이다. 당시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회' 모두 21명이었다. 이중에 오늘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사람은 나(뒷줄 왼편에서 다섯 번째) 포함해서 이제 8명뿐이다. 이날 이후로 새로 가입한 회원은 윤문영, 김석진, 문조현이다. "아~~! 세월은 모질게도 잘~간다"
남편은 늙어간다 저녁상을 물리고 모처럼 만에 남편과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의 프로를 보고 있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살짝 코를 고는 소리에 남편을 흘낏 쳐다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환하던 남편 얼굴이 소파 뒤로까지 고개를 뒤로 젖히고 가는 코를 골고 있었다. “내가 80살로 보여? 아니지? 나이는 단지 숫자일 뿐이거든!” 평소에 내 앞에서 수시로 큰소리 빵빵 치던 저 남편도 이젠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자신감으로 팽팽했던 남자가 어찌 저 모양까지 되었을까?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더니 결코 그 말이 헛소리가 아니었나 보다. 오늘 밤의 남편 모습은 더욱더 내 가슴에 아프게 저며 온다. 멀지 않아 나 역시 저런 모습으로 변하겠지? 요즘의 나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라는 말이 실감 ..
세월 눈 뜨면 아침이고 돌아서면 저녁이고 월요일인가 하면 벌써 주말이고 월초인가 하면 어느새 월말이 되어 있습니다. 내가 급한 건지 세월이 빠른 건지 아니면 삶이 짧아진 건지 마음속의 나는 그대로인데 거울 속에 나는 어느새 늙어있고 일모도원이라 해놓은 없고 어느 하늘 아래 어느 동네에 살든 사는 동안 아프지 말고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옮긴 글-
대봉감 홍시 그림 왼쪽 밑에 사인을 보니 1997년에 그린 일러스트다. 바로 엊그제 그린 것 같은데 벌써 25년 전이란다. 세월이 미쳤나보다. 어찌됐든 금년 가을은 감 풍년이 들었나 보다. 여기 저기서 대봉감 홍시를 보내와 처치 곤란할 지경이다. 불현듯 서재 위에 걸려있던 곶감 일러스트를 꺼내어 여기에 옮겨본다. 역시 대봉감 홍시는 시골집에서 할매가 감 꼭지를 따서 주는 홍시 감을 먹어야 제맛이다.
세월 2003년 'Q'잡지(20년 전) 후훗~! 이때만 해도 많이 젊었었네. 그렇지, 암(癌)이란 녀석이 찾아오기 전이였으니... 구름도 흘러가고, 강물도 흘러가고, 바람도 흘러갑니다. 생각도 흘러가고, 마음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갑니다. 좋은 하루도, 나쁜 하루도, 흘러가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흘러가고 흘러가니 아름답습니다. 흐르지 않고 멈춰만 있다면, 삶도 물처럼 썩고 말 텐데, 흘러가니 얼마나 아름다운 가요. 아픈 일도, 힘든 일도, 슬픈 일도 흘러가니 얼마나 감사한가요. 세월이 흐르는 건 아쉽지만,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요, 어차피 지난 것은 잊히고, 지워지고 멀어져 갑니다. 그걸, 인생이라 하고, 세월이라 하고, 會者定離(회자정리)라고 하나요. 그러나 어쩌지요? 해..
손자놈, 미운놈 애플 컴퓨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떴다고 한 그날. 신문에 난 그의 사진을 보고 그냥 별생각 없이 펜에 먹물을 찍어 켄트지에 죽죽 그어 나갔을 뿐이었다. 한 10여분쯤이나 걸렸을까? 내 옆에서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던 초등학생 손자 녀석이 문득 "할아버지! 그 그림 저 주세요"라고 했다. 손자가 달라는데 뭔들 못주겠는가. 다음날 표구해서 선 듯 주었더니 자기 집, 자기 방에 턱 걸어 놓았다. 그게 벌써 11년 전 2011년 10월이다. 세월 참 쏜살같다.
맑은 그림 2002년! 아 ~~~ 나에게도 이렇게 맑게 그릴 수 있었던 세월이 있었나 보다.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