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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가 웃었다 22. 마누라가 웃었다  마누라가 웃었다.내가 삼식이 고령이 되고도 한참을 그늘진 얼굴만 보았는데 오늘 어쩌다 본 마누라의 저 환한 웃음은내 마음속에 이리저리 엉켜있었던 그 많은 수심들이 신기하게도 한꺼번에 시원하게 풀어졌다. "그래그래, 당신은 웃어야 예쁘다니까. 그 예쁜 얼굴을 왜 허구한 날 찡그리고 살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마누라가 귀담아 들었는가 보다. 웃던 얼굴을 살짝 돌리더니 입을 삐죽이며 눈을 흘긴다. '아~! 마누라의 옛 모습 그대로다!'아직도 이놈의 늙은이는 영 밉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 나는 어쩔 수 없는 ‘마누라 바보’다. 에구~ 못난이!
너, 누구니? 21. 너, 누구니? " 야, 인마! 너 누구니?그걸 얼굴이라고 달고 다니니? 나도 인상이 더럽지만  네 얼굴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구나.도대체 어디서 굴러들어 온 놈이야? " 오늘 아침.  화장실 거울에 험악하게 생긴 늙은 노인 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놈은 찌그러진 인상으로 계속해서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진정해라. 누구긴 누구야? 너야! 너" 거울 속의 놈은 시침일 딱 떼고 배신을 때린다. "아~! 神이시요.  왜 장난하세요? 정말 왜 이러세요?"나는 있는 힘을 다해 꽥~! 소리를 질렀다.
아내에게 졌다! 20. 아내에게 졌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용심을 썼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일이었다. 아내는 순식간에 내 몸을 타고 오르더니 곧바로 머리 꼭대기에 올라섰다. "당신, 아직 모르는 거야? 남자가 여자에게 정복당해야 가정이 평화롭다는 거. 억울하지 않지? 하하하" 아내는 남자 대장부처럼 통쾌하게 웃음을 날렸다. "졌어요! 마눌님!"나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늙어빠진 내가 나보다 젊은 아내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나의 크나 큰 오산이었다.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19.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 복판에서 낡은 트럭을 몰고 가던 "멜빈 다마"라는 한 젊은이가 허름한 차림의 노인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세웠다.  그러고는 "어디까지 가십니까? 타시죠! 제가 태워 드릴게요!"그 노인은 "고맙소 젊은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는데 태워다 줄 수 있겠소?" 하면서 낡은 트럭에 올라탔다. 어느덧 목적지인 라스베이거스에 도착 했다.  가난한 노인이라 생각한 젊은이는 25센트를 주면서  "영감님! 차비에 보태 쓰세요!" 그러자 노인은 "참 친절한 젊은 이로구먼!"  "어디 명함 한장 주게나!" 그는 무심코 명함을 건네주었다.  명함을 받은 노인은 "멜빈 다마! 고맙다네!" "내 이 신세는 꼭 갚겠네! 나는 "하워드 휴즈" 라고 하네!" 그 후 세월이 흘러 이 ..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 18.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 마누라님께서  오늘은 웬일로 부식이나 찬거리를 살 겸 해서00 마트에 같이 나가자고 한다. "당신 창피하지도 않아? 다 늙어빠진 쭈그렁 영감과 함께 다니는 거?""왜? 사람들이 우리를 흉본데? 그 사람들은 생전 늙지 않는데? 웃기는 거 아니야?"금세 뽀로통해지는 마누라. 와아~ 와아~! 내 마누라가 완전 내편이다. 살맛 난다. 오늘은 무지, 무지하게 예뻐 보인다. ㅋㅋ
늙은 남자, 나! 17. 늙은 남자, 나!    그 한 예로 생식과 사랑의 임무가 끝난 늙은 남자. 특히 돈벌이까지 못한 남자는 지금까지 한 몸과 같이 지내던 마누라에게 커다란 짐이 된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 당장 자리에서 냉큼 일어나 마누라를 제치고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음식 쓰레기까지 눈치껏 알아서 버려야 한다.>팔십 줄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나는 오늘 우연히 읽은 어느 칼럼의 구절에서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다. "야~! 인마. 지금의 너 자신을 빨리 알아채야지!"
내 몸을 칭찬한다 16. 내 몸을 칭찬한다  머리카락은 어느새 백발 100%. 까만 저승 점들은 얼굴에, 목에, 손등에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새끼를 치면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바삐 걸었던 걸음걸이도 차츰 느려진다. 기억력도 하루가 다르게 희미해져 가고 이제 몸 여기저기에선 고장이 날 것 같다고 칭얼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겨우겨우 팔십몇 해를 용케도 견디어 온 몸.  문득 어느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여러분! 살아 있다는게 대단한 거 아니에요.죽는 것도 별 거 아니에요.배정된 시간에 그냥 살다 가는 거예요.가볍게 사세요.숨 한번 안 쉬면 가는 거예요" 이제 나는 생각을 바꾼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제부터라도 내 몸에 ..
백수 노인의 하루 15. 백수 노인의 하루   새벽 5시 40분. 침대에서 자동으로 일어났다. "남자는 아침잠 깨면 밖으로 나가야 해!"평소 마누라의 소원(?)대로 말 잘 듣는 남편은 곧장 집에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세븐짐' 헬스장으로 향한다."어휴~!  오셨어요. 선생님!"헬스장에선 내가 최고령으로 극진한 환영을 받는다. 그러기를 어언 30여 년.2004년 구강암 수술 후 기적적으로 살아나오늘까지 별반 아프지 않고 살아있다.운동 마치고 샤워까지 약 두 시간을 소비하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아침밥을 먹는다. 천성 수영선수 체질, 칠십 줄 후반의 마누라는 이미 수영장으로 사라지고 없다.'잔소리쟁이'가 없으니 이제부터는 내 세상을 만끽한다."마누라야! 내 걱정은 하지 말고수영 끝나면 운동 친구들과 즐겁게 점심 먹고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