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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편집위원했었어도 소용없어 40. 신문사 편집위원했었어도 소용없어  "아빠, 나랑 같이 나가요"이웃 동네에 사는 딸아이가 부리 낳게 집에 왔다.그리고는 곧장 나를 앞장 세워 자기 차에 태운다. 동네에 있는 00내과에 도착해서 딸아이는 원장 선생과 몇 마디 말을 나누더니 나를 주사실로 밀어 넣고"아프지 않은 주사래요, 걱정 뚝이에요"마치 초등학생 달래듯이 말했다.그리고는 아래층에 있는 약국에 들러 한 보따리의 약을 받았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 약 먹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혹시라도 잊어먹었을까 봐 약봉지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 비닐봉지에 담아 A4 용지에 붙여 스카치 테이프로 단단히 붙여 놓는다. "아빠! 아침, 점심, 저녁 요대로만 하면 돼요" 옆에 있는 아내가 입을 가리며 웃는다.적어도 대신문사 출판국 미술부장, 편집위..
우리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39. 우리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것은 아닙니다. 싸운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권태기도 아닙니다. 사랑이 식은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 부부는한 소파에 서로 떨어져 앉아 있어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나는 아내의 마음속에 기대어 있고 아내는 내 마음속에 편안하게 누워있으니까요. 우리에게 더 이상의 오버된 행동과 달콤한 말은 필요 없습니다.
제발 나잇값을 해요 38. 제발 나잇값을 해요   “아휴~ 제발 나잇값을 해야지!” “제발 그 빈티지 나는 청바지에 하얀 운동화는 신지 말아요" "그놈의 청색 운동모자까지 쓴다고?” 마누라의 지청구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또 똥고집으로 어깃장을 부린다. “그래, 나이 먹었다고 해서 내가 자기 말대로 늙은이답게 느릿느릿 걸으면서 할배 행세를 꼭 해야만 하겠어? 아직은 허리가 굽어지지 않았잖아. 내가 편한 신발에 자유로운 옷차림이 어때서? 자신에게 불편한 겉치레는 이젠 벗어날 나이도 되었잖아”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마누라는 삐졌는지 아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않는다.
찌질이 3인의 고백 37. 찌질이 3인의 고백 찌질이 1. 인마! 늙으면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 마누라에게 밥 줘! 물 줘!라고 호령할 위치가 아니라는 거 빨리 알아채야 하거든. 찌질이 2. 그나마 마누라 옆에 붙어 있으려면 음식이 짜네! 싱겁네! 투정도 금물이지. 찌질이 3. 설거지 누가 하느냐고? 그야 당연히 내 차지지. 찌질이 3명 중에나는 과연 어느 녀석에 속할까?몰라서 묻니?네 녀석 뱃속엔 세녀석 모두 다 들어 있다는 거.어휴~!
마누라 앞에만 서면... 36. 마누라 앞에만 서면...  한 노인에게 물었다. '90세 이후까지도 부인에게 다정히 darling, honey, lover라고 부르시는데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노인 왈, '마누라 이름을 10년 전에 까먹었는데 무서워서 물어보질 못했어...'시중에 떠도는 유머를 듣고 나는 실없이 웃고 말았다. 그러나 이게 웃을 일인가? 오늘 아침에 나도 마누라 앞에까지 가서 주춤거리며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다. 분명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왜 마누라 앞에서만 서면 모두들 지레 겁을 먹을까?
늙으면 아침 잠이 없어진다 35. 늙으면 아침잠이 없어진다   늙으면 아침잠이 없어진다. 새벽 5시 50분. 거리는 동이 텄지만 아직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오늘도 나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헬스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헬스장은 20년 전부터 꾸준히 다니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일주일에 월, 수, 금, 3일만 나가고 있다. 매일 다니기에는 점점 힘에 겨워서다. 헬스장에서는 어느 사이 내가 최고 고령이 되었다.야속한 세월을 실감한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 줄 알아? 34.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 줄 알아?  늙은 남자야! 이제 그만 꾸부정한 허리 곧추세우고 마누라 앞에서 어깨를 으쓱해 보이란 말이야. 그리고 큰소리로 꽥~! 소리도 질러봐. 거침없이 잘 나가던 그 옛날처럼. - 지금, 내가 당신 밥 굶겼어? - 옷 벗겼어? -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없어? - 두 아이들 공부해서 결혼까지 시켰잖아! - 두루두루 외국 여행도 다녀왔잖아!그리고 쑥스러워  가슴속 깊이 꽁꽁 감추었던 한마디도 시원하게 내 쏟아봐! -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알아? 헐! 마누라가 주방으로 몸을 숨겼다고?
중앙일보 강춘 인터뷰 "아들 부부가 집에 와도 손님처럼 대접, 고부갈등 없애려고요" 부부는 '다행'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만큼 견뎌온 게 다행'이고, "지금껏 잘 헤쳐온 게다행"이란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 강인춘(69)씨와 아내 김현실(63)씨. 결혼 41년 차 베테랑 부부의 대답은 내내 조심스러웠다. 경기도 일산 이들의 집을 찾아간 건 부부의 날(5월 21일)을 앞두고 행복한 결혼의 비법을 묻기 위해서였다.  강 씨는 2004년부터 결혼 생활의 희로애락을 그림에세이로 풀어놓고 있는 인기 블로거다. 그동안 그의 블로그 방문객 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섰고 호평을 받은 그림들을 모아 , 등 네 권의 책을 펴냈다. 신간 는 중국에 수출까지 했다.  그림속에서 부부는 시시때때로 갈등과 긴장을 겪으면서도 소중한 동반자로 성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