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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이모부를 '형부'라 부르는 처제 딸의 기막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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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부!"

처제가 나를 부른다.

"혀엉~뿌!"

이제 막 돌이 지난 처제의 어린 딸이 엄마 말을 흉내 내면서 따라 부른다.

그러기를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형부!"

50이 넘은 처제가 나를 부른다.

"형부!"

22살 여대생이 된 처제 딸이 스스럼없이 하얀 백발의 나를 부른다.

 

 

세상에 참 별난 집안도 있다.

처제 딸(조카)이 엄마 언니의 남편을 보고 "형부"라고 부르고 있다.

당연히 '이모부'하고 불러야하거늘

'정말 막돼먹은 집안처럼 이 무슨 꼴'이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비아냥 소리 고스란히 그대로 죽을 때가지 듣는 수밖에 없다.

이모부인 내가 괜찮다는데 왜들 주위에서 난리브루스를 추는가 모르겠다.

 

 

 

                                                                                              여조카가 5살때 쯤이다.

 

 

여 조카의 엄마인 막내처제는 결혼을 하고 우리 집 가까이서 살았다.

그러면서 시도 때도 없이 언니네 집에 들락거렸다.

처제가 큰딸을 낳고나서부터는 더욱 언니네 집에 오는 발길이 잦아졌다.

이때부터 어린조카의 '형부'라는 호칭은 엄마 따라서 너무 쉽게 배웠다.

조그만 계집아이가 엄금엉금 기어 다니면서 뜻도 모르고 "형부, 형부"중얼거렸다.

옆에서 그 소리를 듣는 나나 주위의 사람들도 소리를 듣고 배꼽을 잡았다.

그 이후로 조카의 '형부'라는 호칭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들어갔어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줄기차게 "형부!" 그대로였다.

 

 

나는 어린조카가 형부라고 부를 때마다 너무 좋다.

몇십 년은 젊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주름진 얼굴에 마냥 웃음이 그려진다.

옆에 있는 아내도 싱글벙글이다.

오늘 그 조카가 여름방학이라 엄마를 떼어놓고 우리 집에 놀러왔다.

처녀티가 물씬 풍기는 여대생 조카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부른다.

"형부! 이모가 저녁식사 드시래요"

"형부! 커피 드세요"

"형부! 컴퓨터 좀 써도 되죠?"

"형부! 형부! 형부!………"

 

 

언젠가 여 조카가 내 옆으로 살짝 다가와 귀엣말로 말한 적이 있었다.

"형부! 제가 형부라고 부르는 말속에 '이모부'라는 말이 숨어있는 거 아시죠?"

"두말하면 잔소리지!"

참나! 세상에 이렇게 촌수가 못돼먹은(?)집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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