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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동물병원 치료비, 의사가 부르는 게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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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치료비, 의사가 부르는 게 값이다

 

 

몸둥이의 상처를 핥는 바람에 목에 칼라를 쓰고있는 새비.

 

 

우리 부부와 같이 살고 있는 ‘새비’입니다.

 

벌써 우리 집에 온지가 9년째 되었습니다.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어언 세월이 그렇게 지났군요.

녀석이 처음 우리 집에 올 때는 태어 나 두 달도 안 된

아주 어린 녀석이었습니다.

두 손으로 안아들면 하도 가벼워 바람에 날라 갈까봐 조심스러웠습니다.

 

3년 전 먼저 있던 큰 녀석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이제 혼자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요즘 비실비실 아프기 시작합니다.

피부병까지 걸려 벌써 5개월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이제 이 녀석의 주치의가 다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약상자가 이 녀석 주위를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엄마는 지극 정성으로 하루에 서너 번씩 약 먹이고 연고를 발라주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갖은 사랑을 몽땅 다 줍니다.

정(情)이라는 게 꼭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에게도 똑 같습니다.

 

 

목의 칼라때문에 스트레스를 먹은 것 같습니다.

바닥에 얼굴을 대고 체념하고 있습니다.

 

약상자 보이시죠? 엄마는 이제 반 의사가 다 되었습니다.

 

몸의 피부병으로 생긴 상처부위가 약을 발라 발갛게 되었습니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녀가 사료를 손으로 먹여주지만 잘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닥에 얼굴을 대고 축 늘어져만 있습니다.

.

 

벌써 9년이란 세월을 우리와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니

우리 부부의 대화를 80%는 거의 알아듣습니다.

그런 걸보면 신통하기 이전에 응당 사람처럼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초인종이 울립니다.

“택배 아저씬가 보다, 짖으면 안 돼”

현관 가까이도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밖을 내다봅니다.

 

또 초인종이 울립니다.

“막내삼촌 왔나보다”

녀석은 갑자기 꼬리를 흔들면서 펄쩍펄쩍 뛰며 난리를 부립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엄마한테 짖습니다.

빨리 현관문을 열어주라는 것입니다. 막내삼촌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이번에는 결혼한 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으응! 유정이구나, 웬일이니?”

녀석은 또 난리를 치면서 엄마 주위를 뱅글뱅글 맴돕니다.

딸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엄마는 전화기를 이 녀석 귀에다 대줍니다.

“새비야. 안녕!”

 

딸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녀석은 금방 현관 쪽으로 급히 달려갑니다.

“아니야, 새비야, 유정이 누나가 오는 거 아니야”

 

우리부부는 유난히 친척이 많습니다.

대충 모이면 2,30명 정도가 되어 돗떼기 시장판을 이룹니다.

신통하게도 그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알아 듣습니다.

팔불출 같습니다만

이런 녀석을 어떻게 동물로 취급을 하겠습니까?

그 누가 손가락질을 해도 우리 부부에겐 똑 같은 사람의 자식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예쁘고 활발했습니다.

 

정말 잘 생겼습니다.  

 

털보에 머리에는 빨간 리본까지 달아 멋을 내기도 했습니다.

 

거실바닥에 들어 누웠어도 토실토실했습니다. 

 

껌을 주면 똑바로 세워놓고 얼마나 잘 먹던지....

 

 

나이 먹는 다는 것과 아프다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니 똑 같습니다.

몇 달동인 잘 먹지도 않고 피부병에 고생하고 있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이틀에 한 번씩 병원에 다니고 약타고 주사 맞고 치료하고...

병원에 갖다 주는 돈도 한 달에 기십 만원씩은 됩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아예 그 동물병원은 우리네가 먹여 살려주다시피 합니다.

동물병원비는 의사가 부르는 게 값입니다.

우리네 부부와 이 녀석의 뗄 수 없는 정을 알고는

그것을 미끼로 치료시간을 끌며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습니다. 

심히 괘씸하지만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자니 다시 원점에서부터 검진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게 그겁니다.

그동안 이 녀석의 병력차트는 모두 이 병원에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그냥 다니고 있습니다.

 

아내에게 한번 갈 때마다 치료비가 얼마냐고 묻습니다.

아내는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너무 엄청난 치료비에 다혈질인 내가 당장 쫒아가 의사에게 뭐라고 꾸짖을까봐서 입니다

내 짐작대로 한번 병원에 가면

치료하고 사진찍고 혈액검사하고 등등해서 10여만원씩 내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두 서너번씩이니 한달이면 얼마이겠습니까?

과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양심적인 동물병원도 많습니다.

동물병원 전체가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유기견이 왜 생기나 그 이유를 알만합니다. 

 

물론 아홉 살이나 된 녀석의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아프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셋 모두 건강하게 있을 순 없을까요?

식구 하나라도 아프면 안타깝고 정말 슬픕니다.

 

“새비야!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나렴,

그리고 예전처럼 소파에서 마루로 나르듯이 뛰어 내리렴,

네 이름 ‘새비’처럼 말이야”

 

 

아프기 전까지는 엄마와 함께 동네에 있는 공원에 매일 산책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추천합니다

 

 

독자들의 성원에 재판 인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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