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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딸을 아내로, 손녀를 딸로 착각한 간호조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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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을 아내로, 손녀를 딸로 착각한 간호조무사들


 
친정에 온 딸을 데리고 통증클리닉 병원을 찾았다.
며칠 전 부터 어깨에 통증이 있었는데 오늘은 더 아퍼하는 것 같아
강제로 끌다싶이해서 데리고 왔다.
물론 지엄마 '껌딱지' 외손녀도 함께 왔다.
나도 옛날에 오십견으로 해서 이 병원에 한동안 다닌 적이 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딸이 물리치료실에 들어갔다.
지엄마 팔에만 매달리던 외손녀는 할 수 없이 나랑 같이 
나란히 대기실 의자에 앉았다.

 
"와~! 동화책 많이 있네. 같이 볼까?"
"응, 근데 엄만 왜 저쪽방으로 들어갔어요?"
"엄마가 어깨가 아프다고 했잖아?"
"응!"
"그러니까 의사선생님이 주사 놓느라고 저 방에 들어간거지"
"나, 들어가면 않돼요?"
"그래? 그럼 너도 주사 놓을텐데, 괜찮아?"
"으응~. 싫어"

 
접수대의 간호조무사가 아무래도 내 신경을 건드린다.
조금 전 병원문을 열고 들어설 때부터 그랬다.
아니 나만 보는 게 아니었다.
딸과 손녀, 그리고 나. 우리 셋을 유난스럽게도 쳐다보고 있었다.
- 내가 아는 아인가? 아닌데... 내가 꽁지머리 백발이어서 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얀 백발의 할아버지가 꽁지머리를 했으니 당연히 신기할 수밖에...
길거리를 지나도, 버스를 타도, 어디 쳐다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잖는가...
그러나 그 간호사는 계속 옆의 동료와 웃으면서 수근대고 있었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호호호... 아니예요"
"뭘, 아니긴.. 내가 그렇게 이상하게 보여요?"
"저... 있잖아요. 요새 하도 그런 일이 많아서... 훗후후후..."
"엉? 그런일이라니?"
몇초가 지났다.

순간 머리를 스치는 빠른 켓취!
 
다음 순간 난 뒤로 넘어질뻔 했다.
그래! 그랬구나! 응. 맞어, 맞어...
짐작컨데 요즘 어린 여자들 데리고 사는 젊은 할아버지들로 착각한 것 같다는 얘기인 것 같다.
"아니시죠? 그런데 아이가 너무 너무 딞았어요. 꼭 할아버지 붕어빵이예요. 호호호..."
"그렇게 보였나? 하하하..,"
"하부지 왜 웃어요?"
드디어 손녀도 궁금한 모양이다.
"응~! 너랑, 하부지랑 얼굴이 꼭 닮았데"
"응, 글쿠나"

 
조금 있다가 딸이 물리치료실에서 나왔다.
간호조무사들이 계속 쿡쿡 웃어댄다.
전후얘기를 듣던 딸이 돌아오는 차속에서 한마디 한다.
"아빤 좋겠어, 젊어보여서... 엄마한테 가서 일러야지.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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