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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냄새를 깊숙이 들여 마시면서
우리 부부 두 길치가
또 네비게이션을 켜놓고 ‘소래포구’를 다녀왔다.
그동안 소래포구만 수십 번을 더 다녀왔는데도 항상 초행길처럼 낯설다.
그래서인지 운전하는 마눌과 조수석에 앉은 나는
소래어시장으로 가는 내내 토닥토닥 신경전을 벌였다.
네비게이션을 켜 놓았는데도
“좌회전해야 해!”
“어어어·! 우회전이라니까!”
네비도 덩달아
“경로를 다시 변경합니다!”
에구~! 왜 우리는 길치를 못 벗어나는 것일까?
어찌어찌해서 겨우 어시장까지 찾아왔다.
지난번에 소래어시장이 몽땅 불에 타
임시 천막으로 좌판을 벌여서인지 어수선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우선 생선 모둠구이 백반부터 먹고....
전어, 고등어, 꽁치, 청어가 구워서 나온다.
1인분 1만원.
소래 어시장에 온 핑계는
김장용 새우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어찌 새우만 달랑 사올 것인가.
명란젓갈 외 눈에 띄는 해물 몇가지를 더 샀다.
머슴 삼식이는
무거운 검정비닐 보따리를 양손에 나눠 들고 주차장까지 가느라
아이들 말대로 죽는 줄 알았다.
삼식이 나이 먹어 힘들다는 생각을 잠깐 잊었다.
마눌님은?
당연히 빈손이었다.
ㅠ.ㅠ
이래서 지루한 하루를 잠시나마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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