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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정동진바다 부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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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집구석에서만 틀어박혀 

이리저리 딩굴다가

참으로 간만에 ‘외출’이라는 거를 했다.


일주일전부터 나의 폰에는

친정 동아일보 ‘東友산악회’ 이름으로 메시지가 떴다.

‘정동진바다 부채길 트래킹’

“꼭 한번 가입시다. 꼭요! 만난 회도 마이 드시고, ㅋ

참가하는 걸로 명단 짯습니데이”


겨울바다?

정동진?

회?

살짝 입맛이 당기는 단어들.


엊그제 이른 새벽.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일산역에서 광화문 '동아일보' 집합장소로 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東友의 얼굴들.

헐!

하나같이 늙다리!

그래도 반가운 걸 어떡해? ㅋ


*****


오후 1시쯤 정동진 바다 부채길 초입에 도착.

곧바로 트래킹에 들어갔다.


날씨 쾌청하고,

산더미같은 파도가 해안가 바위에 들이쳤다가

산산히 부서지고,

덩달아 내 발걸음도 가볍고...


하지만 두 시간여를

오르내리막 길을 쉬지도 않고 걸었더니

솔직히 막바지에는 쬐금 힘들었다.


역시 나이는 거짓말을 안한다니까!

어이구~ 강춘아!

어쩌다 이렇게 됐니? 쯧!

썩을놈의 세월!


*****


트래킹 끝나고

맛있는 생선회 먹고, 소맥 마시고,

또, 또 마시고!

어울려 ‘위하여!’ 합창 수십 번 꽥꽥 악을 쓰고,

모래시계앞에서 단체 사진찍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고래고래 소리 질러 노래 부르고,

옛 동아방송 '3시의 다이얼' D.J 최동욱 고령의 선배가

점수 채점해서 선생님처럼 평하고,

그래서 낄낄낄 웃어대고...


                                        

'3시의 다이얼' 최동욱씨

전민조 사진



이래저래

눈깜빡할 사이에 서울 도착했다.

곧이어 일산 집까지 오고보니 거의 자정이다.

거실엔 불이 밝게 켜져 있었다.

마눌이 안방에서 고개를 돌려 빼꼼히 내다본다.

“잼 있었어?”

“삼식이가 오늘 하루는 ‘0식이’가 되었지. 그래서 좋아?”

마눌은 픽 웃었다.

비웃음은 확실히 아니었다.



                                   


후배 사진작가 전민조씨가

네이버 자기 블로그에

나 모르게 비행기 태운 사진과 글이다.


흐미~! 부끄! 부끄!


http://dovan125.com/22114031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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