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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죄송해요.
이번 추석엔 정말 제가 힘닿는데 까지푸짐하게 차례 상 차리겠다고 별러왔는데
이런 모습 보여드려 죄송해요.
지금 심정은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꼭꼭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어머님 내년 설엔 건강한 모습으로 뵐게요.
죄송해요”
며느리 뱃속에 들어가 앉은 나, 시어머니다.
요즘 며느리들에게 인기상품이라는 <가짜깁스>한 것을 내가 다 안다.
여우같은 것!
또 명절이 가까워오니까 본성을 들어내는 거지?
내 입에서 고운 말 나올 줄 알았니?
“아이고~ 에미야! 쯧쯧쯧!
정말 큰 일 날 번했구나.
그래도 그만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추석 명절 차례 상 그게 뭔 문젠데,
너 말고라도 큰동서, 작은 동서 둘이나 있는데…
걱정하지 말고 빨리 네 몸이나 추슬러라
이놈의 날씨까지 무더워 고생이 많겠구나.
그냥 꼼짝하지 말고 집안에만 있어라. 알겠니?
쯧쯧쯧!”
왜 나는 며느리에게 야단을 못쳤을까?
며느리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야했다.
그것이 진정한 내리사랑의 시어머니의 노릇이다.
그런데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들은 나를 배신했다.
결국 나 역시도 며느리를 따라하는 위선자일 뿐이다.
그 며느리에 그 시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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