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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2

친정엄마만 생각하면 왜 눈물부터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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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시는 친정엄마로부터 택배상자가 왔다.

누런 라면박스를 헤쳐 보니

신문지로 싼 고구마와 더덕, 청양고추, 그리고 애호박이 차곡차곡 들어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애증이 교차되었다.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만날 허리가 시원치 않다고 하면서

뭐하려고 이딴 거 힘들게 보냈냐고 역정을 냈다.

그리고 고구마값 몇 푼 보낸다고 했다가 욕만 바가지로 얻어 먹었다.

 

 

썩을년, 고구매 겉은 소리 허고 자빠졌네.

니미가 언제 니년헌테 돈 달라고 글디? 나는 돈이 천징께 나줄 돈 있으먼

우리 손지새끼 이삔 신발이나 새 신끼 이년아!

여기 주고, 저기 주고 글다가 어느 천년에 셋방살이 면헐라고 그냐?

정신 똑바로 채리고 살아도 될랑말랑 허것구만 먼 뻘소리를 허냐?

 

 

고구매는 니 시어매 쫌 디리고 남으먼 느그 식구들 묵어라.

더덕은 끼린 물에 살짝 데치먼 껍딱이 잘 뻣기징께

꼬치장에 마늘 쫌 찧어 옇고 양념에 쪼물쪼물 히가꼬 꾸워서 김서방 멕여.

니 서방 아침은 끓여 멕여서 일 보내냐?

이러네저래네 해도 서방이 짱짱허야 집안이 편하다.

 

 

아~ 글고 니 허리는 어찌냐?

젊으나 젊은 것이 뭔 일 났다고 허리를 상해 가꼬 난리여?

에리나 크나 에미 속 태우는 거 보먼 웬수도 이런 웬수가 없당께.

 

 

그라고 그놈의 전화질 좀 작작이 혀.

무소식이 희소식인갑따 글고 살먼 되지. 껀뜩허먼 전화질이여.

전화세는 면장이 내준다디, 나랏님이 내준다디. 그것도 싹 다 돈이여. 돈.

나는 몸뚱이 성헝께 땅만 파도 잘묵고 잘상께

씨잘데기 없이 나 걱정허지 말고 느그들 잘 살 궁리나 해 이년아. 알아묵었냐?

아이고, 아이고~ 이 웬수 같은 년.

 

 

강춘 신간 <썩을년넘들>중에서 발췌

 

특별보너스!

Daum의 이웃지기 블로거인 켈리님이 보내준 동영상입니다.

<썩을년넘들>책을 주문해서 받아보시고

욕쟁이(?) 친정엄마의 토박이 사투리로 직접 낭독을 해서 보내 왔습니다.

참고로 지금 켈리님은 나쁜 병마와 싸우는 중이며 곧 큰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잘 이겨 내셔서 건강 찾기를 기원드립니다.

켈리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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