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그림지도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그 도시의 그림지도를 꼭 사서 챙겼다.
처음 밟는 도시에서의 여행객들한테는
그림지도는 필수가 아니던가?
몇 년 전에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파리가 아름답기로는 세계에서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작은 파리'라고 불리는 부다페스트가 더 아름다웠다.
도착한 첫날 관광 쇼핑점에서 우선 습관대로 도시지도를 찾았다.
"세상에 이런 그림지도가…"
지도를 받아 든 나는 우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살폈지만
이토록 펜으로 건물 하나하나를 세세히 묘사한 그림지도는 처음 보았다,
한 순간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그림지도에 대한 관심이 많던 나는,
그저 감탄의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지도를 만들지 못할까?
일러스트를 전공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의 그림지도는
내가 현재 서있는 자리를 기점으로 동서남북을 쉽게 알아볼 수 있고.
또 쉽게 찾아갈 수 있게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위의 지도는 시내 중심지의 부분이다.
왼쪽의 성당과 오른쪽의 건물부분이 마치 공중에서 찍은 실사처럼 보인다.
그림속의 일련번호는 지도 뒷면에 건물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
하긴 시내의 건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어진 것이고
더 이상은 신개축이 없었기에 지도제작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변명같지만 우리의 서울은 눈만 뜨면 하루아침에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으니
그림 지도 제작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필자는 지금도 가끔 부다페스트의 그림지도를 꺼내보며
긴 한숨을 내려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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