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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암 종양 박멸하는 방사선치료 체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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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만세! 만만세!”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내 가슴속에서 희열에 넘치는 소리로 만세를 부르짖었다.

설마 저 소리는 가슴 저 편에서 울음에 복받쳐나오는 비명소리는 아니겠지?

타고 온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차창 밖으로 ‘국립암센타’의 거대한 건물이 쏟아져 내려왔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이곳을 오지 않으리라!”

정문을 휙 빠져나가 좌회전으로 방향을 바꿔 곧장 집 쪽으로 달렸다.

 

 

지난 8월28일부터 어제까지 장장 47일 동안 나는 30회의 방사선치료를 끝마쳤다.

치료는 한마디로 악몽이었다.

아니, 악몽이라기보다는 결국은 상처뿐인 승리(?)였나?

방사선치료는 불과 10여일 만에 내 입속의 혀는 물론 입천장까지 모두 헐게 했다.

마치 커다란 불구덩이를 입속에 집어넣고 한바탕 들쑤시고 나간 것처럼

그렇게 험한 상처를 남겼다.

미지근한 물조차 목구멍으로 넘기기가 힘들었다.

당연히 입맛을 모조리 앗아갔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내 목 양쪽부위에 시커먼 상처투성이를 남겨놓고 도망갔다.

얼굴 피부는 검게 변했다.

치료 전보다 4kg의 몸무게도 빼앗아 갔다.

두 눈은 마치 열병을 앓고 난 환자처럼 10리는 더 들어갔다.

차마 인간의 꼴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꾀죄죄한 면모로 바뀌었다.

거울을 보기가 싫었다.

아내와 딸. 아들에게도 내 면모를 될 수 있는 한 보이기가 싫었다.

 

 

방사선치료 20회를 넘어서부터 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했다.

<그만 포기해? 이제 이 나이에 얼마를 더 살겠다고

추접스런 꼬락서니를 감수해야하는 것일까?>

살겠다는 의지가 때로는 자신에게도 부끄러웠다.

“그래도 참으셔야 합니다. 이제 대여섯 번만 더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힘내세요!”

두 분의 치료사는 자꾸 힘이 빠져가는 나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도 얼마나 딱하게 보였으면 저리 말할까?

 

 

 

 

"선생님 블로그에 기념사진 올리셔야죠"

나를 치료했던 두분의 권유에 치료기 앞에서 어색하게 한방 눌렀다.

두분 선생님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 치료 20회부터 완전한 입맛을 빼앗아갔다.

   초콜릿, 사탕은 물론 짠맛, 신맛조차 모두 하나같이 무(無)맛이었다.

   인간에게 맛을 빼앗아간다면 산다는 의미를 잃어버린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왜 살아야하는지...

   맛은 그렇게 중요하다.

 

* 온몸이 무기력해진다. 그리고 전신이 아파온다.

   병에 대한 스트레스, 매일 받는 치료, 빈혈, 우울, 불안, 활동량의 감소, 식욕부진

   등이 피로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타이레놀보다 강력한 ‘하이코돈’정을 하루에 1알씩 두 번 복용했다.

   그 약효(마치 마약효과)로나마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 다행히도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았다.

  대부분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했는데.

 

* 치료비에 대해서

   방사선치료를 위한 예비준비금 825,000원

   1회 방사선치료비 164,310원×30회=4,929,300원

   총 합계금 5,754,890원

   기타 외래 처방약 몇가지를 포함해서 약 6백만 원이 들었다.

   방사선치료에 대해선 보험적용이 별로 안되는 것 같았다. 

   담당주치의한테 치료비가 비싼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특진을 신청했기 때문이란다.

   특진을 신청하지 않으면 불과 1, 2백만 선에서 끝낼 수도 있다고 한다.

   암과의 전쟁을 싼 가격으로도 할 수 있다?

   의사가 하는 말의 뜻을 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병원과 특진에 대해서 파고들려면 전문가가 아니면 머리가 아파서

   더 이상의 질문은 포기했다.

 

 

 

이제 구강암치료에 대한 모든 방법은 할 수 있는데 까진 다했다.

수술로 80%의 암을 제거했고, 방사선치료로 나머지 20%의 의심되는 암을 퇴치했다.

그리고 나머지의 내 운명, 죽고 사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

죽고 사는 것은 제천(祭天)이라 했던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암을 초기에 발견해서 쉽게 치료를 했다는 것이다.

주치의의 말씀이다. 

 

 

지나온 평생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잘 살아왔다.

더 이상 생의 끈적한 욕심은 부끄러울 뿐이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이 들어 암이 찾아오면 죽을 때까지의 친구로 지내라고.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다.

인간의 생명은 영원하지 않는 것이니까….

 

                      

*덧글

주위의 암 종양제거 방사선치료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듯싶어 자세하게 기술했습니다.

 

                        암 종양 박멸하는 방사선치료 체험기(1)

                        암 종양 박멸하는 방사선치료 체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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