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80줄에 서다 (52) 썸네일형 리스트형 요양원에 대해서 11. 요양원에 대해서 요양원에 면회 와서 서 있는 가족의 위치를 보면 촌수가 딱 나온다. 침대 옆에 바싹 붙어서 눈물, 콧물 흘리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여자는 딸. 그 옆에 뻘쭘하게 서 있는 남자는 사위. 문간쯤에 서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사내는 아들. 복도에서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있는 여자는 며느리다. "오늘날의 요양원은 노인들의 고려장 터가 되고 있습니다. 한번 자식들에 떠밀려 이곳으로 유배되면 살아서는 다시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지요. 이곳은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가기 싫다고 해서 안 가는 곳도 아닙니다. 늙어 병들면 정신이 혼미해지지요. 이때부터 자식들과의 대화가 단절되기 시작하면 갈 곳은 여기밖에 없습니다. 산 사람들은 살아야 하니까요" 여든셋.끝내 인생의.. 망각 10. 망각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투는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곁을 떠나고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지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인생? 철학? 종교?우리는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이생진 님은 1929년생으로 올해 95세입니다.1969년 현대문학 詩부문으로 등단하여 아직 생존해 계십니다. 수염은 왜 길러? 9. 수염은 왜 길러? 여고 동창회에 간다던 마눌님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다 휙~ 뒤돌아 서서 거실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는 나를 향해 매서운 눈초리를 쏘아 댑니다. "아무리 집구석에서 빈둥거리더래도 수염이나 깎을 것이지. 꼭 시장판 양아치 같아! 내가 못살아!" 마눌의 입에선 저렇게 폭탄 같은 말들이 금방이래도 튀어나올 것 같았는데 천만 다행히도 입모양만 요란스럽게 씰룩거렸습니다. 마눌님! 고마워요. 당신의 그 말폭탄을 나에게 고스란히 던졌으면 아마도 나는 곧바로 쓰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했을 거야.'땡큐'예요! 응원금 받았습니다 mynote02 님으로부터20,000원의 응원금을 받았습니다.응원금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저에게도 순서가 돌아오는군요.신기합니다. "mynote02 님은 과연 누구신지요?"무척 궁금해서 물었더니 주위에서 캐묻는 게 아니라고들 말합니다. 참고로 이번 응원은 두 번째입니다.첫 번은 남만할매 안단테님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내 늙음에 서러워하지 말자 8. 내 늙음에 서러워하지 말자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 좋고 하고 싶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생전에 두 작가는 이렇게 늙음에 초연했다. 그러면서 온몸으로 늙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나는 어떠한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제라도 철이 들었으면 두 작가의 ‘따라쟁이’가 되자. 여든 세해를 넘어선 나. 내 늙음에 서러워 말자. 지금의 이 많은 나이까지 살아온 게 그게 .. 걱정덩어리 나! 7. 걱정덩어리 나 집에 두고 오면 근심 덩어리.같이 나오면 짐덩어리.혼자 놔두면 걱정 덩어리.마주 앉으면 원수덩어리. 마눌님은 뒤돌아 서서 긴 한숨과 함께혼잣말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래 맞아!내가 어쩌다 팔십넘어요 모양 이 꼴이 되었을까? 나도 마눌님 따라서땅이 꺼질 듯 긴 한숨을푹푹 내려 쉬지 않을 수 없다. 남편이 지은 죄 6. 남편이 지은 죄 한 노인에게 물었다. 90세 이후까지도 부인에게 다정히 darling, honey, lover라고 부르시는데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노인 왈, "마누라 이름을 10년 전에 까먹었는데 무서워서 물어보질 못했어..."시중에 떠도는 유머를 듣고 실없이 웃고 말았다. 그러나 이게 웃을 일인가? 오늘 아침에 나도 마누라 앞에까지 가서 주춤거리며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다. 분명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왜 마누라 앞에서만 서면 모두들 지레 겁을 먹을까? 젊어서 지은 죄가 많아서일까? 도대체 무슨 죄인데? *아내와의 다툼에서 말끝마다 본가 식구 편든 죄. *옛날 젊었을 적 회사에서 준 현찰 보너스 모두 쓱싹한 죄. *얼마 전에 친구한테 얻어먹었다고 한 술값 사실은 내가 낸 죄.*친한 친.. 늙은이 냄새 5. 늙은이 냄새 남자 나이 80이 넘으면 씻어도 씻어도 냄새나는 나이란다. 이른바 늙은이 냄새. 흥~! 흥~! 다시 흥흥~! 내 손바닥을 코에 바싹 들이밀고고양이처럼 냄새를 맡아본다 아무런 냄새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퀴퀴한 냄새가 난다고 쑥덕댄다.이름하여 늙은이 냄새. 나 자신만 못 맡는 냄새. 그래그래, 냄새날지도 모른다. 나이 80이 넘으면 젊은 아이들에 가까이 가지 말자.젠장~~!!!얼굴 찡그리지 말자.나도 젊었을 적엔 노인들 보면 냄새난다고 얼굴 구겼었잖아. "ㅠ.ㅠ"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