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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8학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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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남편' 인기 1위는?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삼식이 남편' 인기 1위는? - 삼식이 남편 중에서 인기 1위는 매일 집 비워주는 남편이란다. 마눌이 친구 모임에서 들은 얘기라면서 그제도 얘기했고, 어제도 얘기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은근 슬쩍 흘리듯 이야기를 쏟는다. 그래, 그래! 알았다니까! 한번만 말해도 알아들었거든! 아아~! 내일 아침에라도 나, 영원히 눈뜨지 말았으면...
아내의 김치찌개 맛 어휴~ 8학년이랍니다!" - 아내의 김치찌개 맛 - "오늘 김치찌개가 왜 이렇게 짜지?" 한마디 툭 뱉고 싶었지만 그냥 묵묵히 참고 먹어야만 했다. 마누라가 삼시세끼 해주는 찌개, 국, 반찬들... 싱겁네~! 짜네~! 군소리하지 말자. 조금 짜면 물 한 컵 먹고 조금 싱거우면 반찬 중에 짠 음식 골라 중화시켜 먹으면 된다. 삼시세끼 음식 해주는 마누라의 신경을 괜히 곤두세울 필요는 없다. 나이 늙도록까지 남편 위한다고 끼니때마다 앞치마 두르고 정성을 다하는 마누라의 성의가 어디냐? 이 나이에 감지덕지해야지 눈치 없이 투정을 부린다는 것은 정말 철없는 아이 짓이다. 알아차렸냐? 8학년아!
내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내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 8학년 나. 이름은 삼식이.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은 ‘젖은 낙엽’이다. 하루 종일 세끼를 챙겨 먹으며 마누라 옆에 딱~ 붙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젖은 낙엽신세 나. 쓴 미소. 왜, 쓴 미소가 지어질까?
나, 이뽀? "어휴~ 8학년이랍니다!" “나, 이뽀?” “나, 늙었지?” 젊으면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세상의 마누라들은 남편을 향해 느닷없이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죄 없는 불쌍한 남편들은 속된 말로 미친다. 양심상 거짓말을 못해 꾸물대고 있으면 마누라들은 즉시 반격으로 들이닥친다. “왜 말 못 해? 정말 한물갔다 이거지? 몰라! 몰라! 모두 잘난 당신 때문에 요 모양 요 꼴이란 말이야” 젊으나, 늙으나 마누라들은 한결같이 고양이 눈으로 흘기고 입을 삐죽이는 것은 너나없이 똑같다. 남편들은 억울하다. 매번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가슴속 '배알'이 참다못해 내 등짝을 한대 갈기며 코치해 준다. “그래, 아직도 이쁘다 이뻐! 그 이쁜 게 어디로 도망갈 리가 있어?” 겉으로 험악한 인상을 그리며 쏘아..
당신과 안 살거야! 마누라가 말했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당신과 안 살 거야! 마누라가 말했다 - "당신과 안 살 거야!" 오늘 저녁에도, 그제 아침에도 그리고 지난달 말에도 당신은 나에게 눈을 흘겨가며 입을 삐죽이면서 이렇게 말을 했어.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직 헤어지지를 못하고 여전히 아웅다웅하면서 붙어살고 있다는 거야. 하긴 그래. 생각해 보면 나는 변변치 못한 남편이었어. 평생을 꽃같은 당신에게 행복대신 고생 보따리만 안겨 주었잖아. 나랑 안살겠다는 그 말 인정해. 더 이상 당신에게 무슨 변명이 필요할까? 사실은 엊저녁 식탁에서 우연히 본 당신의 손등. 그 곱던 손엔 뼈마디가 굵어졌고 그리고 속뼈가 다 보일만큼 피부가 얇아졌더라.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얼른 눈길을 돌렸었어. 이 모두 못난 남편..
8학년 남자의 또 다른 행복 "어휴~ 8학년이랍니다!" - 8학년 남자의 또 다른 행복 -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면 큰길 건너 바로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그 길 한쪽 편에는 언제나 구수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옛날 스타일의 순댓국집이 자리 잡고 있다. 삼시 세끼 집 밥이 지겨울 저녁때쯤 해서는 마누라를 살살 꽤서 둘이서 이 집 순댓국을 가끔 먹는다. 오늘은 마누라가 딸네 집에 있다. 나 혼자다. 내 발걸음은 어느새 순댓국집으로 향하고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순댓국집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한가하다. "순댓국에 오소리감투 따블! 쐬주도 한 병!" "흐미~ 별일이여, 으째, 오늘은 혼자 온겨?" "마누라가 지겹다고 도망갔어요, ㅋㅋㅋ" 순댓국 30년을 말아왔다는 할미는 단골손님을 금방 알아보며 쉽게 말을 놓는다. 그 할미도 나와는 별..
마누라대신 미역국 끓이기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대신 미역국 끓이기 - 마른미역 한 움큼 잘라 물에 담갔다. 그리고 10분후 빠각 빠각 소리 나게 빨았다. 미끈한 게 싫어서다. 가스레인지에 냄비 올려놓고 소고기 토막 내어 소금 반 스푼, 들기름 살짝 처서 미역과 함께 볶았다. 이어서 국 간장 두 스푼. 다진 마늘 듬뿍 넣고 볶다보니 뽀얀 국물이 나온다. 재빨리 생수를 큰 컵으로 서너 번 붓고 간을 본다. 싱겁다. 참치 액 젖을 찾아 반 스푼 투하. 센 불로 20분간 더 끓이기.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맛을 본다. 가끔 끓여본 미역국. 마눌 솜씨 못지않다. 보온밥통의 현미밥 밥공기에 담아 뜨거운 미역국에 말아 호호 불며 혼자서 저녁밥 근사하게 한 끼 때웠다. 늦은 밤, 딸네 집에서 있다가 돌아온 마누라. 힐끗 미역국 냄..
마누라는 '할미공주'였다 어휴~ 8학년이랍니다!" - 마누라는 '할미공주'였다 - “왜 빤히 내 얼굴울 쳐다봐? 나, 늙었지?” “쳐다보긴~ 내가 언제...” “그러니까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손 봐야 한다고 했잖아. 난 몰라잉~!” 나는 재빠르게 꼬리를 내렸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가슴은 콩닥 뛰었다. 오늘 저녁밥상에서 흘낏 쳐다본 마누라의 얼굴에선 여기저기 굵고 가는 주름살들이 내 동공이 좁다할 만큼 커다랗게 클로즈업되어 왔다. '이 여자, 칠십 중반을 넘은 할머니 맞아? 시쳇말로 떠돌아다니는 ‘할미 공주! 할미 공주!’ 하더니 바로 내 마누라가 철없는 ‘할미 공주’ 일 줄이야' 나는 밥숟가락을 가만히 내려놓은 후 거실 창문을 열고 베란다에 나가 꽉 막혔던 한숨을 토해냈다. 여자가 한번 정한 버킷리스트는 늙어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