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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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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자격증 36.  삼식이 자격증 #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일어난다. # 자고 난 침대의 이불을 정리한다. # 밥 짓기, 설거지는 필수. # 라면, 달걀 프라이 말고 할 수 있는 요리가 몇 가지 더 있다. # 집 안 청소하기, 화분에 물 주기, 세탁기 돌리기, 빨래 널고 개기, # 쓰레기 분리수거 날 잊지 않고 갖다 버린다. # 동네 세탁소, 쌀, 고기 값 시세 알기. 이것뿐인 줄 알아? # 마누라 오늘의 기상도 체크하기, # 빈정대는 말투에 묵묵히 참기, # 마누라 외출할 때 어디 가느냐고 묻지 않기,# 24시간 긴장하기. 내 입에서 줄줄 잘도 나온다.어때?나라는 녀석삼식이 자격증 딸만 하지?
치매 초입에 들어섰다 35. 치매 초입에 들어섰다                                 몇 년 전 나의 블로그에詩人 이생진 님의 글을 일러스트로 옮긴 적이 있었다. 어쩐 일인지 나는 요즘 수시로 이 일러스트를 꺼내어 한참을 들여다보곤 한다.바로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다.다시 말해서 내가 치매 초입에 들어선 것 같다는 이야기다. 85세.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나의 손님인가?내가 치매 초입???훗후후후후후...그러나 이게 웃을 일인가?.
끈질긴 부부의 인연 34. 끈질긴 부부의 인연"밥 먹자마자 커피 마시면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아" "별일이네,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좀 서둘러 봐! 꼼지락거리기는" "그래서 내가 실수하는 것 봤어?" ''현미밥이 건강에 좋다고 하잖아" "싫어! 난 흰쌀밥이 더 좋아" 마누라와 나는 무려 99가지가 넘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끔 티격태격하지만 우리 부부는 50여 년이 넘게 이혼도 하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부부의 인연이란 말로써 설명할 수가 없는 오묘한 논리가 숨어 있다. 참으로 신기하긴 하다.
결혼 50년 부부의 대화 33. 결혼 50년 부부의 대화  묻고, 대답하고, 마누라와 나는 말 대신 눈으로 주고받는다. “…………” “………………………………” “…………………………………” “………………” "배고픈데" "식충인가 봐, 금방 밥 먹었잖아" "그럼 소주 한 잔으로 때우지 뭐" "안주 내 놓으란 말이지?" 척하면 척 알아듣는다. 결혼 50년, 고수들의 언어다.
삼식이의 아침은 공포다 32. 삼식이의 아침은 공포다   눈을 떴다. 창밖으로 어렴풋이 흩어져 가는 어둠이 보인다. 오늘 하루 또 뭐 하지? 멀뚱멀뚱 눈동자만 굴리다 이불을 다시 머리 위까지 끌어올렸다. "남자는 아침에 눈뜨면 밖으로 나가야 돼!" 인상 팍팍 긁는 마누라의 얼굴이 이불속 파묻힌 동공에 무섭게 들이닥친다. 화들짝 놀라 이불을 활짝 끌어내렸다. 그 새 허약해졌나? 웬 식은땀이 한 바가지네.
남같은 마누라야! 31. 남같은 마누라야!                                                                                                                                          누가 1식 3찬, 삼시 세끼, 차려 달랬나? 혼자 밥 먹는 내 모습 자체가 한심한 것 같아 된장에 풋고추만 찍어 먹더라도 마누라와 함께 나누어먹는 정(情)을 그려보고 싶어서 졸랐던 거야.   설마, 알고도 모른 체하는 건 아니지? 남 같이 싸늘한 내 마누라야!
세상의 아내들아! 30. 세상의 아내들아!                                                                                                                       여자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남자는 때로 옆에서 찌그러진 인상을 쓰는 있는 아내가 미울 때가 있단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말끝마다 ‘톡톡’ 쏘고 ‘휘익~!’ 바람 소리 내며 돌아서는 여자와는 다르게 그 ‘얄미움’을 애써 꾸욱 눌러 참는다. 그러니, 남편의 가슴속은온통 새카맣게 타버린 장기들만 처참하게 널려있단다. 어쩌다 조그마한 행동, 말실수 하나로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남편들은  그 후유증을 애써 정리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히며 당황해한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바보처..
삼식이 미역국 끓이기 도전 29. 삼식이 미역국 끓이기 도전   마른 미역. 한 움큼 잘라 물에 담갔다. 그리고 10분 후 빠각빠각 소리 나게 빨았다. 미끈한 게 싫어서다. 인덕션에 냄비 올려놓고 소고기 토막 내어 소금 반 스푼, 들기름 살짝 처서 미역과 함께 볶았다. 이어서  간장 두 스푼. 다진 마늘 듬뿍 넣고 볶다 보니 뽀얀 국물이 나온다. 재빨리 생수를 큰 컵으로 서너 번 붓고 간을 본다. 싱겁다. 참치 액 젖을 찾아 반 스푼 투하. 높은 불로 20분간 더 끓이기.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음미한다. 가끔 끓여본 미역국. 마누라 없어도 되겠다. ㅋㅋㅋ 보온밥통의 현미밥 반 공기. 뜨거운 미역국에 말아 호호 불며 혼자서 저녁밥 근사하게 한 끼 때웠다. 늦은 밤 딸네 집에서 돌아온 마누라. 힐끗 미역국 냄비에 시선 꽂더니 "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