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식이다 (45) 썸네일형 리스트형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내 차지 5.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내 차지 집안의 모든 쓰레기 버리기는 내 차지다. 그중에서도 음식 쓰레기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슬금슬금 늙은 남자 내 몫으로 되었다. 뭐, 하긴 이제 와서그것으로 짜증 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마누라 하고 둘이만 사는 집안에너 일, 내일 따지고 드는 것도 우스운 일이잖은 가.그래서 그런지 나의 불만은 없다.오히려 집안 구석에서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것보다는내가 할 일이 하나 더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말이다.어쩌다 가끔은 늙은 내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냄새 꿀꿀한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있는 까만 비닐 주머니를 들고마당의 음식 쓰레기통으로 달려가 뚜껑을 열고 훌훌 털어버릴 때는 나도 모르게 곁눈질로 주위를 쓰윽 살피기도 한다. 혹시나 이.. '웬수'와 '소갈딱지' 4. '웬수'와 '소갈딱지' 마누라의 휴대폰엔 내가 ‘소갈딱지’라는 이름으로 들어앉았고 내 휴대폰엔 마누라가 ‘웬수’라는 이름으로 버티고 있다. 어느 날 나는 마누라에게 물었다. “내가 왜 소갈딱지야?” “성질이 지저분하잖아” “..........” 이번엔 마누라가 묻는다. “나는 왜 웬수야?” “내가 하는 말마다 웬수처럼 야단치잖아” 결혼하고 나서 스마트폰이 활성화한 처음 시절에는 서로 ‘공주’, ’왕자’로부터 시작해 ‘마님’, ‘아빠’ 그렇게 희희낙락거리더니 어느새 우리의 닉네임은 ‘소갈딱지’와 ‘웬수’로 바뀌었다. 84살 영감과 78살 마누라는 이러면서 아이들처럼 삐지고, 화내고, 지지고, 볶으면서 50여년의 세월을 철없는 아이들처럼 살아왔다. 이제는 너나없이 빼도 박도 못하는 인생 막바지.. 마누라 손안에 잡혀 살자! 3. 마누라 손안에 잡혀 살자! 솔직히 몰라서 그렇지 다 늙은 남자(꼰대)는 이것저것 모두 접어놓고 마누라 손안에 잡혀 살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그랬다. 돌이켜보면 백수, 삼식이 십수 년을 거쳐 여든넷 꼰대의 이 나이까지 오면서 마누라에게 뻗대봐야 결국은 돌아오는 것은 당연히 차디찬 냉대밖에 없었다. 꼰대들의 한결같은 말년 인생은 모두 이렇다. 괜히 들 억장 부리느라 부정하지 말자. 그나마 하얀 머리 백발의 존재를 가엾게 여기어가끔 쇠고기 미역국이나마 식탁에 올려줄 때 두말 말고 한쪽 눈 질끈 감고 마누라에게 아첨을 떨어라.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맛있어요! 당신 솜씨가 어딜 도망가겠어?" 기왕 말했으니 한마디 아첨 더... "당신 손안에 내가 스스로 들어가길 참 잘한 거야" 으흐흐~! 꼰대 .. 자린고비 남편 2. 자린고비 남편 "마누라가 사준다고 할 때 눈 질끈 감고 그냥 입어요""나는 괜찮아.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또 새 옷을 사?'"또, 또 그놈의 세월 타령은...날씨가 매서운데 지금 입을 변변한 외투가 없잖아" 마누라는 수영복이 낡아 새로 한 벌 산다고 백화점 스포츠웨어에 들렀다가어느 유명 메이커 패딩 매장 앞에서 내 등을 밀어 넣었다.그리고는 곧바로 신상 롱패딩 한 벌을 꺼내 입어보라고 채근을 한다. "싫어, 싫다니까! 몇 년 전에 산 패딩도 있는데 웬걸 또 산다고..."'아휴~! 그건 5년전에 산건데 낡았잖아."옆에 있던 여종업원이 덩달아 부채질을 한다."어마~ 잘 어울리세요. 사모님이 사주신다고 하시잖아요. 호호" 나는 마누라 성화에 얼른 입었다가 후다닥 벗어던지긴 했지만신상 롱패딩은 집.. 세월이란 놈 ! 1. 세월이란 놈! '여든네 살, 남자' '여든네 살'은 내 생애에 있어서 처음이다.그래서 하루하루 지내는 게 낯이 설고 두렵다. 모두들 나를 보고아직은, 청 모자.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얼굴에 그렇게 많은 주름살도 없어 보이고오른쪽 볼따구니에 수술 칼자국은 남아 있지만 그것으로 해서 새 병이 도지는 이상 징후는 없어 보인다고들 말한다.20년 전 구강암이 달라붙어 제거한 수술 자국 말이다. 어찌 됐든,나는 아직은 금방 죽을 어떤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나이 80 중반인데도 말이다.흔히들 주위의 친지들이 저희들끼리 귀 쏙 말로 쑥덕질 해댄다. "꼰대가 꼰대답지 않게 쌩쌩"하다고... 그래서 솔직히 나보다.. 이전 1 ···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