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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2

아들 낳으면 길거리에서 죽고 딸 낳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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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으면 길거리에서 죽고

 딸 낳으면 싱크대에서 죽는다"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시쳇말입니다.

나는 듣는 순간 온몸이 움찔거렸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충격적인 말들이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도 빨리 ‘아니!’라고 부정해야한다는 생각이

온통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내 생각은

‘충분히 그럴 수 있어!’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아들 낳으면 길거리에서 죽고

 딸 낳으면 싱크대에서 죽는다"

문맥에 언더라인을 쳐가며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들 낳으면 길거리에서 죽고

내 대를 잇는 ‘아들’이라는 두 이름 때문에 전 재산을 깡그리 주고

그 아들에게 늙어 버림을 당해 쓸쓸이 죽어간다.

 

 

딸 낳으면 싱크대에서 죽는다.

측은한 딸년이 새끼를 낳고서는 친정엄마 불러

뼈마디가 문질러 나가도록 혹사당하다가 결국 죽어나간다.

 

 

무슨말인지 알고도 감이 잘 오지 않는 사람을 위해

해설까지 구질구질하게 써놓고 보니 저 스스로도 양심에 가책이 옵니다.

나는 내 부모에게 과연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내 새끼들에게는 또 어떤 부모의 모습이었을까?

 

 

쓰바!

(나도 모르게 저절로 튀어나온 욕입니다)

사는 게 참 쉽지 않습니다.

기분 더럽습니다.

아무래도 먹다 남은 쓴 소주라도 한잔 해야할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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