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치사한 놈이다.
왜 거실 테이블에 놓여있는 아내의 지갑을 열어보려는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아내가 샤워하는 동안에 몰래 말이다.
남편이라는 게 참 음흉스럽다.
무엇이 그리 궁금했을까?
혹시 저 지갑 속에 나 모르는 비밀이 들어있지나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는 자체가
낯이 화끈거리고 부끄럽지 않았나?
그래, 내 생각처럼 비밀이 있었다고 하자.
그것으로 아내를 물고 늘어지려고 했나?
‘부부간에는 비밀이 없어야한다‘
어느 누구의 말처럼 정말 그 말이 맞는 말일까?
아무리 부부간이라도 한두 가지 말 못할 비밀이 없는 부부가 어디 있을까?
나는 정말 깨끗한가?
티끌만치도 거짓이 없는가?
더구나 아내 앞에서 아주 완벽한 인간인가?
왜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지?
용기(?)를 내 아내 지갑을 열었다고 하자.
그래서 그 속엔 달랑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 몇 장과
백 원, 십 원짜리 동전 몇 개가 떨어졌다.
아! 먼 옛날 연애 때 나와 찍은 낡은 사진 한 장도 떨어졌다.
결코 내가 기대했던 비밀은 없었다.
낯이 화끈거렸다.
아내를 잠시나마 의심했었던 내가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었으면
들어가 꼭꼭 숨어 버리고 싶었을 게다.
적어도 살림을 도맡아하는 아내의 지갑은 묵직해야하고
그 속엔 큰 지폐도 두둑하니 들어있어야 했다.
왜 아내의 지갑은 그리도 가난했을까?
이 모두 남편인 나의 책임이잖아.
그동안 아내랑 살면서 폼 나게 돈 보따리 한번 던져 줘보지 못했잖아.
그런 주제에 아내의 지갑을 몰래 열어볼 생각을 한 내가
바로 못난 남편, 참으로 치사한 남편이다.
샤워를 끝낸 아내가 밝은 웃음을 띠우며 거실로 나왔다.
“어머머! 왜 내 지갑이 여기 있지?”
아내는 황급히 지갑을 들고 안방으로 조르르 들어갔다.
휴우~!
하마터면 아내의 지갑을 열어 볼 뻔했잖아.
그런데 정말 그 속엔 무엇이 들어있어 저렇게 황급히 들고 뛰는 것일까?
추천에 감사합니다 *^^*
Daum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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