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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2

아내가 운전하는 차, 뒷좌석으로 쫓겨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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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녀석 아들 결혼식에 아내와 같이 다녀 오는 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내가 운전하고 있습니다.

차주인이 아내니까요.

내차는 없습니다.

백수되고부터 팔았습니다.

차 두대 유지비가 끔찍했거든요.

 

나는 지금 아내가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몸을 바싹 움츠린 채 눈을 감고 앉아 있습니다.

왜 그 모양으로 앉아 있느냐구요?

 

나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습니다.

처음엔 아내가 운전하는 옆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차는 서울을 벗어나 일산으로 가는 자유로에 접어들었습니다.

밀리고 막히던 시내를 벗어나 확 뚫린 자유로로 들어서니

아내의 눈에는 광채가 돋았습니다.

 

드디어 아내의 성격이 나왔습니다.

총알택시 아시죠?

아내는 막무가내입니다.

80키로라고 도로위에 쓰여 있는 속도제한 숫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말 쏜살같이 달리고 있습니다.

운전석 게지판의 숫자를 힐끔 보니 120키로입니다.

아니, 140키로를 막 넘어서고 있습니다.

 

“크아아악! 속도 줄여! 카메라에 찍힌다니까! 아~! 빨리 줄엿!”

“아악! 그것 봐! 왜 급브레이크를! 앞차 받을 뻔 했잖아”

"지난번에 추돌사고 내고도 아직 정신 못차린거야?"

“끼어줘! 끼워주라니까! 당신도 남의 차 앞에 잘 끼어들잖아!”

 

2차선을 달리던 아내는

갑자기 3차선, 4차선으로 차선을 바꾸더니

드디어는 비상깜박이를 켠 채 차선 밖으로 차를 세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내의 인상만 보면 척 압니다.

아내는 씩씩대고 있습니다.

그것은 뒷좌석으로 가 앉으라는 무언의 지시입니다.

별수 없습니다.

구질구질하게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

이런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 우리 사이에 한두 번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나는 뒷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꼭 붙들어 매고

사지를 웅크린 자세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생각해봐도 나는 참 한심하고 불쌍한 넘입니다.

백수되기 전까지는 이렇지 않았거든요.

여러분! 죽을 때까지 남자는 돈 찍어내야합니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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