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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이미자 ‘여자의 일생’처럼 사는 주부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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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처럼 사는 주부 있다"

어제 올린 제 블로그의 타이틀입니다.

그리고 그 사연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다시 한 번 올립니다.

 

고맙게도 ‘Y'주부의 사연에 많은 분들이 답글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Y'주부도 답장 메일이 왔습니다. 공개합니다.

답글을 주신 독자분들 중에서 ‘J'주부님의 글도 공개합니다.

 

세상엔 행복한 주부들도 많습니다.

그들 모두 이런 상황의 현실에 놀랍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렇게 불행 속에 사는 주부들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었으면 합니다.

 

 

어제 올린 ‘Y'주부의 사연

 

적은 월급을 모아모아 십 몇 만원 적금 든 거 해약하고 이달 생활비 안줘서

제 급여 보태서 시집에 월세 보냈습니다. 너무 그냥 속상해서 혼자 막걸리 한잔했습니다.

 

술 취하여 늦은 귀가 한 남편 코 골며 자는데 남편 전화기 새벽 한시에 진동이 울려 받으니

술 취하신 여성분 얼른 전화 끊습니다. 속 모르고 자는 남편 팔을 꼬집어 비틀었습니다.

조금 후 또 남편 전화가 요동칩니다. 이번에도 그 여성입니다.

여보세요? 하고 물으니 저더러 넌 누구니? 하고 되묻습니다.

- 술 드셨으면 주무시지 미친년 아니야?

화가 난 나는 남편 폰 배터리 분리시키고 이번엔 자는 남편 발로 콱 차버렸습니다

 

다음날 새벽 그래도 출근하는 남편 밥 차려주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세컨드랑 가 살지 집엔 왜 들어와?”

현관문열고 나가는 남편을 우산으로 때렸습니다.

 

출장 핑계로 남편은 오늘도 외박입니다. 저녁 무렵 집 전화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시어머님 전화입니다.

“너 저녁은 먹었니?”

“아직이요”

“이번 주 알지?”

다음 주 언저리 시아버님 생신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오너라. 너 갈비나 잴 줄 아니? 시아버지가 너 미워한다.

시집와서 생신 한번 안 차렸잖니? 너희들 둘이 버는데 왜 돈이 없어?“

“애 아빠가 생활비를 안 주잖아요”

“뭐라고? 잡놈의 새끼?”

내일 모래 오십인 아들에게 마구 욕하십니다. 나 들으라고 일부러 더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웃었습니다.

“시아버지가 화가 나셨다. 빈손이면 오지마”

“네...”

싸늘하게 전화 끊습니다.

 

구구절절 저 힘든 사정 말하려고 하면 여자 잘못 들어와 그렇다고 대놓고 역정이십니다.

아마 다음 주면 없던 생활비가 어떻게 또 나오겠지요.

더구나 시아버님 생신이니깐 아드님이 저를 꼬드기겠지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가 미워 죽겠습니다.

 

 

‘Y'주부의 답장 메일입니다

 

늘 그렇듯이 선생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건 어디서 많이 본 글 같았었는데 바로 제 글이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제글을 읽고 또 댓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주룩 흘렸습니다.

 

저는 다정다감한 남자랑 돈 없어도 알콩달콩 살고 싶었습니다.

딸 아들 낳고 다달이 적금통장에 돈 넣어가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가정의 행복이 나의 행복인줄 알고 부업이란 부업은 안 해본 게 없었습니다.

그냥 내가 조금 고생하고 참으면 우리 가정 행복하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어른들 막말 무시하며 모두 참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주 바보는 아닙니다.

가끔 저희 시어머님이 저를 보고 무섭다고 하십니다.

남편도 제가 책을 많이 봐서 생각이 늘 객관적이라 겁난다고 합니다.

저 그래도 대학 나온 여자입니다.

늘 무언가 새로운 꿈을 꾸면서 살았습니다.

내일이면 나아지겠지 나아질 거야 하는 망상 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입니다.

 

이혼 겁나서 못하는 게 아닙니다.

남편이 이혼 못한답니다.

밖에 나가서 자기도 행복한 가정 이루는 사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답니다.

속된말로 남 주긴 아깝고, 자기 가지긴 싫다는 사람입니다.

적어도 딸아이가 결혼할 때 아빠 손은 잡고 예식장에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혼한 집 딸이라는 소리는 아이에게 물려주긴 싫습니다.

 

결혼가정 세가구중 한가구가 이혼가정이라는 통계를 본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도 이혼이 두렵습니다.

이혼을 하면 제가 단 한 시간 누워 쉴 곳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엄마가 자식 버리고 나가는 엄마가 아닐까요?

엄마가 어찌 자식을 버립니까?

 

아이들 다 커서 철이 들어 엄마가 이혼하면 아빠랑 못산다 합니다.

그런 아이들 때문에 제가 이혼을 미룬 건 아닙니다.

제 인생도, 아이들 인생도 망가져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저 하나 참으면 다 되는 것을...

저 바보 맞지요?

저 자신이 밉습니다.

 

 

독자 ‘J'주부의 답글입니다

 

어제 법륜스님의 강의를 어제 들었습니다.

청중 중에 몇 분이 즉석에서 질문을 했습니다.

그 질문 중, 한 주부의 질문입니다.

 

지나간 세월 속에서 본인의 가족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우울해져서 끝이 없는 괴리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담관련 책자도 찾아 읽고, 상담치료도 몇 번 받았는데도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 주부는 우울증인 듯 보였고, 과거에 받은 상처는

분명히 남편이나 시댁에서 받은 상처일거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질문의 대한 법륜스님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적극적으로 상담치료를 받아서 고치거나,

아님 고치지 말고 그냥 그 우울한 상태로 쭈욱 살라고 하시더군요.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노력해서 안 된다면 될 때까지 노력해보라고 했습니다.

 

엄마의 그런 우울하고 슬픈 감정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아이들도 우울증을 앓게 되거나 어두운 성격으로 자라게 된다고 했습니다.

엄마의 우울함과 분노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밖에 없을뿐더러

엄마가 아이들에게만은 티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의 기분이나, 심성이나, 성격은 고스란히 전해진답니다.

그래서 엄마라는 사람은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는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수컷 들은 별로 필요가 없어질 거라고 하시면서

엄마, 여자의 힘이 커지는 세상이 될 것이고.

수컷은 그저 씨 정도만 주는 존재외에는 세상에서 별로 할 일이 없는 존재이며

엄마, 여자의 존재가 점점 커질 거라고 했습니다.

 

위의 ‘Y'주부는 앞으로도 더 힘들어져도 그렇게 사실 것 같습니다.

머리는 알아들어도 실행이 옮기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너무 오랫동안 자신이 손해보고 자신이 힘들게 사는 것에 익숙해졌고

그걸 은연중에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받아들이시는 연습을 해왔을 거니까요.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본인이 미쳐서 죽을 것 같아서 그랬을 거구요.

 

그런데 더 큰 걱정은 이 분의 키우신 자식들입니다.

자식들도 엄마와 비슷한 성격을 갖게 될 가능성이 커서

사회생활이나 결혼생활에 있어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거나,

반대로 극단적인 반발로 나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리고 이 주부도 훗날 자신도 모르게 남편에게 받지 못한 관심과 애정을

자신이 희생해서 키운 두 자녀들에게 보상받고자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식들도, 힘들게 산 엄마의 대한 안쓰러움을 갖고 있어도

그런 엄마의 집착이 부담스러워질 지는 악순환이 계속 될 겁니다.

그래서 세상의 중심에 엄마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참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잘 생각하고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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