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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2

가끔 눈물이 난다는 마초 같은 내 남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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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는 말이야.

가끔 눈물이 난다.

 

 

부부이긴 해도 당신은 잘 모를 거야.

마초 같은 내가 그런 모습이 있다는 걸

그런데 가끔은 그런 모습이 있어.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걸 느껴.

가끔이 아니라 아주 자주.

그래서 맘만 급하잖아

당신을 만나 많은 걸주고 싶었는데

늘 실망과 좌절만 줬잖아.

 

 

살다보면 굴곡이 많다고 말하지만

그거 다 나 편하자고 하는 그럴듯한 변명이야.

나, 당신 많이 사랑하거든.

늙어 멀어지는 우리 모습이 싫어.

그래서 요즘 당신이 싫다는데도

짓궂은 장난도 하고 흰소리도 해

진작 당신 귀한 걸 알았다면

더 많이 노력을 했겠지.

젠장! 난 맨날 청춘이 아니었거든.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어.

같이 안자면 어때!

당신은 여전히 내 품안에 있는 걸.

늙으면 어때…! 중년이면 어때서?

큰소릴 쳤는데 낼 모레가 육십이네.

 

 

밤하늘의 별을 같이 보고 싶어…

우리 좀 더 나이가 들면

아니 막내가 대학 졸업하면 우리 떠나자.

남해든 옥천이든 어디든 우리 가자!

어머니 돌아가셨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

우리 그 때 떠나자.

남이 버린 오막살이도 좋아

돈? 괜찮아 지금도 사는 데 뭘…

사지육신 멀쩡한 나, 뭐든 할 수 있어.

밭에 나가 파를 뽑아도 먹고는 산다더라.

 

 

나도 막걸리 배우면 되잖아.

밸런타인 보다 더 맛나면 되는 거지.

하지만 당신 생일엔 꼭 한 가지 선물을 할게.

당신이 목넘김이 좋다는 꼬냑.

입에 물고 숨을 쉬면 향기가 좋다는 그 술…

난 맛도 모르지만 꼭 사 줄게

 

 

여보! 내 맘 알지?

요즘 더워서 고생하는 거 잘 알아.

밤에 차가운 물수건 건네다가 당신에게 구박을 받아도

그렇게 하고 싶으니 그냥 모른 척 해줘.

이 나이에 금시발복해서 부자가 될 순 없잖아

그냥 아프지 말고 아옹다옹 그렇게 사는 거지 뭐

 

 

같이 안자면 어때…

당신은 늘 내 곁에 있는데…

                         <최광진>

 

<덧글>

나보다 나이가 몇 살 아래인 친구가 쓴 글입니다. 

그 친구 생긴 것하며 성질이 마초 같아서 지인들은 '뿔따구'라는 닉을 붙여 놀려댑니다.

어느 날 팸 투어에서 이 친구를 처음 만났습니다.

정말 뿔따구처럼 말을 툭툭 뱉지만 속마음은 여자처럼 여린 사나이였습니다.

밖에서는 마초같이 놀고 집에서는 더 없이 순한 남편이었습니다.

여기 제 아내한테 보내는 글을 보면 아내 사랑에 깜빡 죽습니다. 

몇 해를 두고두고 옆에서 보지만 변함이 없습니다.

참 괜찮은 사나이, 멋진 친굽니다.

 

 

추천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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