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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한국 최초의 만화영화 ‘황금박쥐’에 얽힌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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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만화영화 ‘황금박쥐’에 얽힌 추억

 

 

 

 

20대의 앳띤 얼굴들이 4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쭈글스러운 할아버지 모습들로 변했다.

 

 

 

 

- 음하하하하! 황금박~쥐

  어디 어디 어디에서 오느냐 황금박~쥐

  빛~나는 해골은 정의 용사다

  힘~차게 날으는 실버배턴

  우주의 괴물을 전멸시켜라

  어디 어디 어디에서 오느냐 황금박~쥐

  박~쥐만이 알고 있다!

 

혹시 여러분은 이런 노래를 귓결에라도 들어보신 적이 있었습니까?

1968년 9월부터 옛 NBC-TV(동양방송)에서 매주 한편씩 방영되었던

최고의 인기 만화영화 '황금박쥐‘의 주제가입니다.

갑자기 웬 황금박쥐 이야기냐고요?

음하하하!

바로 제가 그 황금박쥐를 만든 장본인 중에 한사람입니다.

 

세월은 시위를 벗어난 화살과 같이 빨랐습니다.

1966년 지금의 서소문동 옛 중앙일보 건물 10층에서

‘황금박쥐’ 만화영화를 만들었던 그 제작진들이

40년이 훌쩍 뛰어넘은 오늘 모두 쪼글스러운 주름살의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해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유림동화>사무실에서 다시 모였습니다.

<유림동화>는 당시의 키 애니메이터였던 이동영씨가 운영하는

현 한국 최대의 애니메이션 회사입니다.

 

JTBC 종편방송국이 다가오는 12월 1일에 개국을 합니다.

JTBC는 옛 TBC(동양방송)의 새 이름입니다.

개국 기념 특집으로 당시의 TBC를 회상하는 프로그램속에

황금박쥐 제작팀들의 추억의 영상으로 제작되어 방영될 예정입니다.

그 프로그램을 위해서 40년 전 황금박쥐 애니메이션팀이 초청되었습니다.

 

황금박쥐 제작당시만 해도 모두 20대였던 애니메이터들이었습니다.

이제 모두 60대의 할아버지가 되어 만나고보니

서로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웃기만 했습니다.

66년 처음 만났을 때는 전체 인원이 약 80명 정도였는데 

오늘 가까스로 수소문해서 만나 인원은 채 10명도 안되었습니다.

조금은 서운했지만 그래도 참 반가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영화의 탄생되기까지는 아래와 같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일수교 직후인 1966년 5월,

고 이병철 회장의 ‘삼성물산’에서는 일본의 도에이(東映)영화사의 자회사인

제일동영(第一東映)과 계약을 맺고 일본 만화영화 작업의 하청을 맡았습니다.

시나리오는 일본에서 들어왔고 작화에서 컬러, 배경, 촬영까지

일련의 작업은 한국에서 맡아 100%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인 68년 9월부터 그 완성된 제작물을

최초의 민영방송인 TBC 동양방송에서 매주 한편씩 20분간 방영되었습니다.

총 52편의 대 분량이었습니다.

이후로 ‘요괴인간’도 제작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황금박쥐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야마트네 박사와 그의 아들 타겔과 친구 메리는

고대 전설의 아틀란티스 대륙으로 유적조사를 떠난다.

그곳에서 일행은 황금색 박쥐에게 이끌려 비밀에 쌓인 고대의 성에 도착해서

숨겨진 관에 새겨진 고대문자를 해독한 후 1만 년 간 잠들었던

정체불명의 신비한 힘과 능력을 가진 황금박쥐를 소생시킨다.

어디에서 오는지 그 누구도 알 수는 없지만

박사일행에게 적들의 위험이 다가올 때 “황금박쥐 도와줘요”라고 외치면

‘음하하하하’라는 특유의 웃음과 함께 황금박쥐가 나타나서 적들을 물리친다.

 

 

 

 

1966년 당시의 팔팔했던 황금박쥐의 제작팀들. 가운데 원안은 일본선생인 모리가와씨

 

 

 

몇년전 모리가와 선생은 이렇게 늙어있었다. 일본 NHK-TV

 

 

 

 

 

 

 

 

 

 

황금박쥐의 한국 제작이 우리나라 만화영화의 뿌리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로봇 태권브이’의 김청기 감독도 잠시나마 황금박쥐의 제작진에 합류하여

만화영화의 작업을 습득했었습니다.

이제 한국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제작국가로 일어서게 된 것도

모두 황금박쥐 제작팀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 최고의 제작 실력을 갖춘 <유림동화>도 미국의 만화영화

보세작업을 하고 있지만 안젠가는 한국의 TV용 만화영화의 중흥을 위해

나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한해 우리의 대학에서 배출되는 애니메이터들이 기백명이 됩니다.

그들의 실력은 최고지만 실제로 받아줄 곳은 한곳도 없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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