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손자가 내준 숙제, 끙끙대며 완성했다
그제 일요일 손자 녀석이 다녀갔다.
그 녀석 집에 올 때마다 나한테 컴퓨터의 기술(?)을 하나씩 가르쳐주고 간다.
이번엔 내 블로그에 뮤직 올리기였다.
며칠 전 Daum에서 우수블로그 황금관을 대문위에 씌워주면서 뮤직쿠폰을 선물했다.
나 혼자서 아무리 뒤져보고, 헤쳐보고 해도 블로그에 올릴 방법을 모르겠다.
마침 잘 됐다 싶어 녀석을 불렀다.
“강준영! 너 컴퓨터에 뮤직 올리는 방법 알지?
“아휴~! 할아버지. 제 옆에 앉으세요. 이렇게, 이렇게 해 보세요”
손자 녀석은 이럴 땐 내 컴퓨터 선생님이시다.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되었는데 어쩜 저리도 마우스를 번개처럼 클릭하는지...
요즘 아이들 컴퓨터에 대해선 모두 천재들이다.
한국의 IT산업의 미래는 밝다.
“할아버지 무슨 음악을 원하세요?”
“그야, 장사익이지. 노래는 찔레꽃”
ㅋㅋㅋ... 그래서 지금 내 블로그에 장사익씨의 찔레꽃이 돌고 돈다.
블로그가 사뭇 분위기가 있어졌다.
볼륨을 크게 틀고 한번 들어보시기 바란다.
장사익씨 노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이 분 역시 뒤늦게 출발한 천재가수다.
노래의 음률이 고음으로 올라갈 때마다 애절함이 가슴에 자며 든다.
벌써 10년전부터 나는 이 노래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했다.
요즘 인기 상승인 '나가수'에 출연해보면 어떨까?
이야기가 잠깐 다른 곳으로 흘렀다.
손자 녀석이 음악을 올려놓고 나에게 부탁이 있단다.
“할아버지, 블로그에 대문 사진 캐리커처 있잖아요. 저도 한 장 그려주시면 안돼요?
제 블로그에 올려놓게요. 예쁜 새도 같이 그려주세요“
정말 세상에 공짜는 없다. 부모 자식사이에도..ㅋ
이 녀석이 내 블로그 대문사진의 캐리커처가 부러웠나보다.
“그럼 사진 한 장 찍자. 그려서 네 메일로 보내주면 되지?”
“예. 꼭요? 약속한 거예요”
“알았다니까, 자, 웃어라 캐리커처란 좀 웃기게 그려야 좋은 거야. 눈 감지 말고”
“히히히... 눈감은 게 아니고요, 제 눈이 좀 작잖아요. 그냥 그대로 그려주세요”
ㅎㅎㅎ... 녀석 눈 작은 줄은 안다.
그래서 어제 오전은 만사 제쳐놓고 이 녀석이 내 준 숙제부터 했다.
아이들에게 한 약속은 철저히 지켜야한다.
아니면 어린 녀석이 얼마나 실망할까 해서다.
실력이 부족해서 닮게 그리질 못했다.
“할아버지 저 닮지 않았잖아요”
소리치면서 전화 올까봐 지금 가슴 조리고 있다.
에효~! 손자가 뭔지....
오후에 손자녀석 블로그에 가보았다.
벌써 자기 블로그 대문 사진에 턱 올려놓았다.
곧 이어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짱이에요. 엄마도 보고 닮았데요.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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