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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난 몰라, 8시 반이잖아"
속상했다.
남편에게 미안했다.
나는 또 늦잠을 자고야 말았다.
남편은 어제 아침과 똑같이 오늘 아침에도
물 몇 방울 찍어 바르는 고양이 세수를 하고,
와이셔츠, 양말, 대충 꿰어 입고 신은 채
출근 가방 챙겨 들고 현관문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러더니 순간, 탁~! 하고 다시 현관문이 열렸다.
"어머, 어머! 자기야, 또 뭘 잊은 거야?"
남편은 나의 말끝도 채 듣지 않고
내 허리를 잽싸게 잡아챘다.
그러고는 번개처럼 입술에 뽀뽀를 마구 퍼부었다.
"아무리 바빠도 할 건 하고 가야지~"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바람처럼 휑하니 밖으로 사라졌다.
"어머? 어머? 이게 뭐지?"
정신을 가다듬으려다
순간, 나는 뒤돌아서서 킥킥 웃고 말았다.
< 내 친구 수나야, 기집애! 지금 나, 봤지?
네가 결혼은 왜 하냐고 나한테 빈정댔잖아.
바로 요 새콤달콤한 맛을 네가 몰라서 그래. ㅋㅋㅋ >
<추신>
"그래, 그래. 지금의 행복을 실컷 만끽해라.
그리고 그 행복이 부디, 부디 영원하기를..."
나를 그리는 그림 작가 선생이
내 뒤에서 한마디 픽~ 던진다.
그런데 그 말이 나한테는 왜 질투의 비웃음으로 들릴까?
정말 웃기잖아.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3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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