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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세상 남자들 모다 거기서 거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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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글년, 또 머땀시 즈그 서방 트집을 잡는 거여?
여편네는 지아비를 귀하게 여기라고
느검메가 수백번도 더 일렀는디 벌써 까묵었냐?
여자가 고분 고분혀야 서방헌티 대우받는 거시여.

내가봉께 시방 니 눈에는 느그 서방이 
시상에서 제일 못나보이는거 가트냐?
에구~! 지집아야, 
시상 남자들 알고보면 모다 거기서 거기여.
내맘에 쏘옥 드는 남자가 워디 있간?
갠한 헛소리 허들 말고 김서방헌티 잘 혀라.

글고, 오늘 저녁부터라도 맛있는 음석이나 많이 해줘라.
김서방은 입이 걸혀서 나물도 잘 묵고 전도 좋아하드만.
냄자는 집에서 여편네가 해주는 
맛있는 밥 묵어야 힘이 나는 거시여.

사람사는 거 별거 아닌께 씨잘때 읎는 욕심 부리지 말어.
돈도 명예도 건강 읎시는 아무짝에도 쓸데 없어야.
느그들 둘이서 만난 거 찾아 묵고 좋은 거 보러 댕기고
고로코롬 즐기면서 사는 게 젤이여.
부부는 서로 감사하는 맴으로 살아야 혀.
고것이 참 인생인 거시여, 알긋냐? 지집아야.

김서방만 생각허면 느거메 가심이 짠혀 죽겄어.
어메 가까이 있으면 좋을거신디. 보고자플때 보고.
지난번 추석 다음날 저녁에 왔을띠 잘해줄거신디 말이여.
가고나면 후회시러워 죽겄어야.
철읎는 지집아야, 지발 김서방헌티 
따따부따 증허게 씨월씨월허지말고 잘 혀란말이여.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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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전화를 끊고 저녁 준비를 했다.
감자셀러드, 호박 버섯볶음, 꽁치 조림, 
돼지 앞다리 살이 들어간 김치찌개도 보글보글 끓는다.
실은 남편 흉 좀 보려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일방적으로 사위만 생각해 주시는 
엄마의 마음이 구구 절절해서
한마디 대꾸도 제대로 꺼낼 수가 없었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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