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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엄마! 이번 추석엔 시골에 못내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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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죄송해요.
추석인데도 시골에 못 내려가서...
똘지에 미랑 나랑은 아직도 코로나 백신 2차를 맞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편안하시지요?
다음 주에 백신 2차 맞고 그래서 코로나가 좀 사그라지면 
회사에 며칠 휴가 내서 바로 시골에 내려가 뵙게요.
죄송해요."


"그려~ 그려라!
죄송하긴 머시 죄송혀?
거, 머시여. 나라에서 백신인가 먼가 맞지 않은 사람끼리는
서로 만나면 위험하다고 난리잖어. 
잘 생각혔다.
니들이 내려오면 우리가 신경써서 안되야.
물론 우리 손자 똘지랑, 니 마누래랑 보고자퍼 맴이 짠허지만
근다고 어쩔거시여? 세월이 오살나게 지럴가튼디...
아무튼 잘 생각혔다.
똘지에미도 맴 심란하게 생각허지 말라고 혀라.
써글넘의 시상이 웬수여. 웬수!
그려~ 이만, 전화값 많이 나온게 끊자"


"아~! 전화 끊었어?
지그 애비랑은 통화허기 싫은가보네.
고얀넘이구만 그려.
즈그 에미가 저렇게 곱게 말혔으면 
갠찮다고 허면서 그냥 내려간다고 말혔어야지. 안그려?
긍께, 동니사람들 말이 맞어.
아들넘 장개 보내불면 부모 자식간에 정도 끝이라고 허든데 
그말이 맞는구먼. 쯧쯧쯧
그나저나 어찌까? 
이번 추석은 자네 혼자 또 고생혀야 쓰겄네.
손목이 아프다면서 갠찮을까 모르겄구만 그려.
에휴~! 참말로 시상 모다 깝깝시러브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8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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