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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설거지 잘못했다고 남편 야단치는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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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 그릇 좀 보라니까. 
미끈미끈한 세제가 씻겨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묻어 있잖아.
설거지 도와준다고 폼 잡고 말했으면 제대로나 했어야지!
결국 내가 두 번 일하는 거 아니야?"


오메~ 으짠다냐. 며늘아그야!
그려~. 니가 허는 말,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여.
써글넘이 설거지 헌다고 두팔 걷고 나섰으면 
깔끔허게 지대로 혔었어야징. 

아그야! 우찌대뜬 니 서방 그넘은 욕 묵어싸다.
남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모다 자신이 설거지하는 거슨 
마누래 일 도와주는 거라고 큰소리 팍팍 치면서 
껄떡대고 폼잽는 꼬락서니가 참말로 꼴불견이여.

글씨, 요사가튼 시상에 집안 일 가꼬 
여자일, 남자일 하나하나 갈라놓는 넘이 어데 있능겨?
집안일은 보는 사람이 아무나 먼저 하믕 되능거시지.

긍께, 이젠 설거지하는 것도 냄자도 반드시 해봐야 혀.
글고 기왕 하는 설거지도 빤지르르허게 잘 혀야지. 안 그려?
울 메누리, 니 야그가 백번 천번 옳은말이여.

그란디 말이여, 아그야!
냄편헌티 집안 일 시키더래도 
가끔은 냄편 인상을 봐가꼬 혀라.
쪼까 깔끔허지 못혔어도 쪼까 참아야지 
시도 때도 읎시 팍팍 잡아뿔면
소갈딱지 없는 냄자들은 버럭 화를 낸당께.
긍께, 먼 말이냐허믄 쪼까 냄편 눈치도 보믕서 
에진간히 잡으란 말이여. 
근다고 시방 니그 시어메가 절대로 아들 편 든다는 야그는 아니여.
니도 알제? 내 승깔.

아이고~ 울 아들넘이 맹추여.
으쩌다 맨날 여편네헌티 욕만 바가지로 얻어묵는가 몰겄다.
내가 동니 사람들이 흉볼까 남사시러워 몬살것당께.

글고봉께 부전자전이란 말이 맞능개벼.
느그 시아부지도 맨날 설거지 설렁설렁 혀서 
시방도 나헌티 욕지깔 얻어묵는 폼생이 
으째 그리도 꼭 닮았능가 모르것당께.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7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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